📅 2026.05.25 | 매일경제
💡 핵심 요약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등 중대 회계부정이 발생한 상장사를 ‘포괄적 재량권’으로 신속히 퇴출할 수 있도록 하는 회계심사·감리 강화 로드맵을 연내 마련한다. 현행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는 부실기업 퇴출에 평균 2년 가까이 걸리는데, 미국·일본(거래소)·영국(FCA)처럼 시장 신뢰 훼손·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종합 판단해 즉각 조치할 근거를 두겠다는 것이다. 또한 회계감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계좌추적권 부여(금융실명법 개정 필요)를 검토하며, 7월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한계기업의 회계왜곡 유인이 커질 수 있는 점도 감리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 중대 회계부정 시 거래소가 ‘포괄적 재량권’으로 즉시 퇴출 — 상장규정 개정 추진
- 회계감리에 계좌추적권 부여 검토 — 금융실명법 개정안 국회 정무위 계류 중
- 7월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회계왜곡 유인↑ → 고위험 기업 선별 감리 강화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 회계처리기준 중대 위반, 횡령·배임 등 질적 사유가 생겼을 때, 그 회사가 계속 상장을 유지할 자격이 있는지 거래소가 심사하는 절차. 정량 기준(자본잠식 등)에 따른 형식적 상장폐지와 달리 종합적 판단이 필요해, 현재는 퇴출까지 평균 2년 가까이 걸린다.
- 포괄적 재량권 — 정해진 세부 요건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신뢰 훼손·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종합 판단해 거래소(또는 감독당국)가 즉시 거래정지·퇴출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 미국·일본·영국이 운영하며, 2001년 엔론 즉시 상장폐지가 대표 사례다. 신속성은 크지만 남용 우려도 있어 예외적으로 운용된다.
- 계좌추적권 — 감독기관이 금융회사로부터 특정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 회계상 숫자와 실제 자금 흐름을 대조해 분식회계 증거를 확보하는 데 핵심이다. 현행 금융실명법상 불공정거래 조사 등에만 허용돼, 회계감리에 부여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 관련 기준 본문
1.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및 공익·투자자 보호 조항
이번 사안의 핵심은 현행 퇴출 제도(형식적 상장폐지 + 실질심사)의 한계와 ‘포괄적 재량권’ 도입 여부다.
■ 상장규정 —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거래소는 상장법인에 ①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통보 등의 조치를 받은 경우, ② 횡령·배임, ③ 그 밖에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다.
※ 현행 규정에도 ‘공익·투자자 보호’ 포괄 조항은 있으나, 기본적으로 실질심사 체계 안에서 작동해 퇴출까지 평균 2년이 걸린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포괄적 재량권’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중대 회계부정 시 즉각 거래정지·퇴출이 가능하도록 상장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취지다.
2. 외부감사법 제26조·제27조 — 증선위 감리 및 자료제출 요구권
■ 제26조 — 감리업무 등
증권선물위원회는 ① 감사보고서의 감리, ② 감사인의 감사업무 품질관리에 대한 감리 등을 수행한다. 증선위는 감리 업무를 금융감독원장 또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할 수 있다.
■ 제27조 — 자료제출 요구 등
증권선물위원회는 감리 등을 위하여 필요하면 회사·감사인 등에 대하여 자료의 제출, 의견의 진술 또는 보고를 요구하거나, 금융감독원장으로 하여금 그 업무·재산상태를 조사하게 할 수 있다.
※ 현행 감리는 기업 제출 자료·장부·제보에 의존하는 구조라, 비협조 시 자금 흐름 검증에 수개월이 걸리고 증거 인멸 우려도 있다. 자료제출 요구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금융당국이 계좌추적권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이 된다.
3. 금융실명법 제4조 — 금융거래정보의 비밀보장 및 계좌추적권
■ 제4조 — 거래정보 제공의 제한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 동의 등 법률에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 현행법상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 요구권)은 불공정거래 조사·금융회사 검사 등에 한정돼 있어 회계감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회계감리에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려면 금융실명법 개정이 필요하며, 관련 개정안(김현정 의원 대표발의)이 현재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4. 해외 사례 — 거래소·감독당국의 상장유지 재량권 (엔론 사례)
미국·일본은 거래소가, 영국은 금융행위감독청(FCA) 등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와 시장질서 유지를 위하여 상장 유지의 적정성을 폭넓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2001년 엔론 사태 당시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파산절차 장기화와 일반주주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주가의 지속적 1달러 미만 하락을 이유로, 파산 신청일(2001년 12월 2일)로부터 약 6주 후인 2002년 1월 15일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폐지 절차에 착수했다.
※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포괄적 재량권의 직접적 벤치마크다. 다만 해외도 이를 ‘예외적’으로 운용하는 만큼, 국내 도입 시에도 남용 방지를 위한 명확한 발동 요건·절차 설계가 관건이 된다.
🔍 시사점
- ‘2년 → 즉시’로 단축되는 퇴출 속도 — 현행 실질심사 체계의 평균 2년이라는 시차는 부실·부정 기업이 시장에 머무르며 투자자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이었다. 포괄적 재량권이 도입되면 중대 회계부정 시 거래정지·퇴출이 즉시 가능해져, 좀비기업의 시장 잔류 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 ‘재량권’의 양날 — 신속성 vs 예측가능성 — 포괄적 재량권은 신속한 투자자 보호 장치이지만, 발동 요건이 모호하면 기업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해외처럼 ‘예외적 운용’을 담보할 명확한 기준·절차·불복 수단 설계가 제도 성패를 가른다.
- 계좌추적권은 감리의 ‘실질화’ 핵심 — 회계상 숫자와 실제 자금 흐름의 대사(reconciliation)는 분식회계 적발의 핵심이다. 계좌추적권이 회계감리에 부여되면 가공매출·횡령·자금 우회 등의 증거 확보가 빨라진다. 다만 금융실명법 개정이라는 입법 과제와 사생활·금융비밀 보호 간 균형이 쟁점이다.
-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의 ‘풍선효과’ 연계 — 7월 퇴출 기준 강화로 한계기업이 매출·자산·자본을 부풀릴 유인이 커진다. 당국이 퇴출요건 근접 기업 중 회계부정 고위험군을 선별 감리하겠다는 것은, 제도 강화의 부작용(회계왜곡)을 감리로 차단하려는 연계 전략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의 연결 — 부실·부정 기업의 신속 퇴출과 감리 강화는 시장 규율을 높여 자본이 건전 기업으로 흐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가 ‘선진 프리미엄 시장’ 4대 정책방향에 분식회계 근절을 포함한 것과 맥을 같이하며,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의 핵심 축이 된다.
- 기업·감사인의 선제적 대비 필요 — 감리 주기 단축·수단 강화가 현실화되면, 상장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와 회계처리 근거 문서화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특히 퇴출요건 근접 기업은 회계 왜곡 유인을 경계하고, 감사인은 자금 흐름·실재성 검증을 더욱 엄격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