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3.24 | 필드뉴스
💡 핵심 요약
코스닥 상장사 필옵틱스가 자회사 필에너지에 투자한 삼성SDI에 부여한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 계약일로부터 5년 경과 후 20년 이내 행사)을 자본으로 잘못 분류해 온 사실이 드러나, 2020~2023년 4개 연도 재무제표를 전면 재작성했다. 투자자에게 풋옵션을 부여하면 발행회사는 장래 주식을 매수할 잠재적 의무가 생겨 해당 투자금을 자본이 아닌 금융부채로 분류해야 하나, 회사는 이를 기타자본으로 처리해 부채를 과소계상했다. 그 결과 2023년 연결 당기순손실이 81억원에서 433억원으로 5배 이상 불어났고, 부채총계도 550억원 급증했다. 두 차례 감사인(이촌→삼일) 교체에도 수년간 오류가 잡히지 않다가 2026년 감사에서야 발견된 점에서 내부회계관리·외부감사 부실 논란도 제기된다.
- 삼성SDI 풋옵션 부여 투자금(50억원)을 자본으로 오분류 → 금융부채로 정정, 4개년 재작성
- 2023년 연결 순손실 81억→433억원, 부채총계 2,190억→2,740억원으로 정정(평가손실 352억 일시 반영)
- 주석엔 ‘금융부채 인식’ 기재했으나 본문 수치는 불일치 — 감사인 교체에도 수년간 미수정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 put option) —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상대방에게 ‘팔 수 있는’ 권리. 이 사건에서는 삼성SDI가 계약일부터 5년 경과 후 20년 이내에 보유한 필에너지 주식을 필옵틱스(또는 필에너지)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투자자가 이 권리를 가지면, 주식을 사줘야 하는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장래에 현금을 지급하고 주식을 매수할 잠재적 의무가 생긴다.
- 금융부채 vs 기타자본 — 투자받은 돈을 갚을(주식을 되사줄) 의무가 있으면 ‘금융부채’, 갚을 의무 없이 잔여지분으로 남으면 ‘자본’으로 분류한다. 풋옵션이 붙으면 되사줄 의무가 생기므로 자본이 아닌 부채로 봐야 한다.
- 전기오류수정(소급 재작성) — 과거 재무제표에 중요한 오류가 발견되면, 오류가 처음 발생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과거 연도 수치까지 모두 고쳐 다시 작성하는 것. 필옵틱스가 2020~2023년 4개년을 한꺼번에 정정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 관련 기준 본문
1. K-IFRS 제1032호 ‘금융상품: 표시’ — 풋옵션 부여와 금융부채
이 사안의 핵심은 투자자에게 풋옵션을 부여한 거래를 자본으로 볼지 부채로 볼지다.
■ 문단 11 — 금융부채의 정의
금융부채는 ① 거래상대방에게 현금 등 금융자산을 인도하기로 한 계약상 의무, 또는 ② 잠재적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금융자산·부채를 교환하기로 한 계약상 의무 등을 포함한다.
■ 문단 23 — 자기지분상품을 매입할 의무를 포함하는 계약
현금 등 금융자산으로 자기지분상품을 매입할 의무를 포함하는 계약의 경우(예: 주식에 대한 풋옵션의 매도), 비록 그 매입 의무가 거래상대방의 권리 행사 여부에 따라 조건부로 발생하더라도, 상환금액의 현재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금융부채로 인식한다.
※ 삼성SDI가 보유한 풋옵션은 필옵틱스(또는 필에너지)가 향후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수해야 할 잠재적 의무를 발생시킨다. 문단 23에 따라 이 의무는 행사 조건부라도 금융부채(상환금액의 현재가치)로 인식해야 하므로, 투자금을 기타자본으로 처리한 것은 명백한 분류 오류다.
2. K-IFRS 제1109호 ‘금융상품’ — 부채의 후속 공정가치 측정
■ 문단 5.7.1 — 공정가치 변동의 당기손익 인식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는 매 보고기간 말 공정가치로 재측정하며, 그 평가손익을 원칙적으로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
※ 자회사 필에너지의 기업가치가 오르면(2023년 코스닥 상장) 삼성SDI가 행사할 풋옵션 가치, 즉 필옵틱스의 매수 의무액도 비례해 커진다. 따라서 매 결산기마다 부채를 공정가치로 재평가해 증가분을 손익에 반영했어야 하나, 부채 자체를 인식하지 않아 평가손실이 누락됐고, 정정 시 352억원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손실이 급증했다.
3. K-IFRS 제1008호 ‘회계정책, 회계추정의 변경 및 오류’ — 전기오류수정
■ 문단 42 — 소급 재작성
중요한 전기오류는, 그 오류가 발견된 이후 최초로 발행이 승인되는 재무제표에 소급하여 수정(재작성)한다. 구체적으로 ① 오류가 발생한 과거 기간의 비교금액을 재작성하거나, ② 오류가 비교표시되는 가장 이른 기간 이전에 발생한 경우 그 가장 이른 기간의 자산·부채·자본의 기초금액을 재작성한다.
※ 필옵틱스의 2020~2023년 재무제표 전면 재작성은 1008호 문단 42의 소급 재작성을 적용한 것이다. 오류가 중요(당기순손실 5배 확대)하므로 단순 당기 반영이 아닌 과거 연도 비교금액·기초금액 수정이 요구됐다.
4. 회계감사기준서(KSA) 제315호 — 내부통제의 이해 및 위험평가
■ KSA 315호 — 내부통제 이해와 재무보고 신뢰성 통제 평가
감사인은 재무제표의 중요한 왜곡표시위험을 식별·평가하기 위하여 기업과 기업환경, 내부통제를 이해하여야 하며, 주석과 재무제표 본문 간의 정합성 등 재무보고의 신뢰성에 관련된 통제를 평가하여야 한다.
※ 정정 전에도 주석에는 “풋옵션을 금융부채로 인식했다”고 기재돼 있었으나 재무상태표 본문 수치와 불일치했다. 주석과 본문의 불일치는 KSA 315호상 감사인이 통상 식별해야 할 사항인데, 두 감사인(이촌·삼일) 모두 수년간 이를 잡지 못하다가 2025년 감사 과정에서야 확인된 점은 감사품질·내부회계관리제도(외부감사법상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측면의 쟁점을 남긴다.
🔍 시사점
- 풋옵션 부여는 ‘자본조달’이 아니라 ‘부채’일 수 있다 — 투자 유치 시 상대방에게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부여하면, 외관은 지분투자라도 발행회사에는 매수의무라는 금융부채가 생긴다. K-IFRS 1032호 문단 23이 이를 명시하므로, 벤처투자·전략적 투자 유치 기업은 계약 조건을 회계적으로 정확히 분류해야 한다.
- 오분류는 시간이 갈수록 폭증한다 — 부채를 인식하지 않으면 매년 공정가치 재평가손실도 함께 누락된다. 기초자산(필에너지) 가치가 상장 등으로 급등하면서 누락 부채가 550억원까지 불어났고, 정정 시 일시에 반영돼 손실이 5배로 확대됐다. 초기 분류 오류의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 ‘주석 따로, 본문 따로’는 전형적 적색신호 — 주석에는 금융부채로 인식했다고 쓰고 본문 수치에는 반영하지 않은 불일치가 수년간 지속됐다. 이는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감사 모두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걸러져야 할 오류로, 정보이용자는 주석과 본문의 정합성을 교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감사인 교체가 곧 오류 발견을 보장하지 않는다 — 이촌(2020~2021)·삼일(2022~2023) 두 감사인 모두 최초 감사에서 오류를 잡지 못했고, 2025년에야 발견됐다. 감사인 교체·주기적 지정제의 취지가 무색해진 사례로, 감사 절차의 실효성과 감사인 책임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 거래 상대방(삼성SDI)에는 영향 제한적 — 삼성SDI는 풋옵션을 약정사항 주석에 명확히 공시해 왔고 2025년 감사보고서도 적정의견을 받았다. 동일 거래라도 발행회사(부채 인식)와 투자자(권리 보유)의 회계처리가 다르므로, 거래 양측의 회계 영향을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
- 대규모 정정 후의 시장 신뢰 회복 과제 — 회계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4개년 정정·순손실 5배 확대는 신용평가·자금조달·투자심리에 부담이다.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개선, 복잡한 금융상품 계약의 사전 회계검토 체계 구축으로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을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