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의 역설 — 견제하려던 제도가 부른 부작용

📅 2026.05.30 | 아시아경제

💡 핵심 요약

국세청이 8,000만원 이상 고가 법인 차량(‘연두색 번호판’)의 사적 유용이 다시 늘자 19개 법인을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보유한 고가 차량은 총 90대(약 300억원 규모)이며, 전체 탈루혐의 금액은 약 3,000억원에 이른다. 1억원 이상 법인 등록 차량이 2024년 33,960대에서 2025년 39,429대로 다시 증가하는 등 ‘연두색 번호판=부의 상징’ 인식이 퍼지자 국세청이 칼을 빼든 것이다. 세무업계는 사장님들이 이 조사를 특히 두려워하는 이유로, 법인차 비용처리의 적절성을 보려면 법인 회계 전반을 들여다봐야 해 추가 위법이 줄줄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국세청은 차명계좌·증빙조작 등 고의적 포탈이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국세청, 고가 법인차 사적유용 19개 법인 세무조사 — 차량 90대·약 300억원, 탈루혐의 약 3,000억원
  • 법인차 비용처리 점검은 회계 전반 조사로 확대 → 매출 누락·비자금·변칙 증여 등 동반 적발 가능(2020년 24명 조사 시 위장계열사·비자금·변칙 증여 다수 포착)
  • 차명계좌·증빙조작 등 고의 포탈 시 조세범처벌법상 고발 — 사주일가 재산형성 과정까지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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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업무용 승용차 비용처리(손금산입) — 법인이 차량 취득비·보험료·유류비 등을 ‘비용(손금)’으로 처리하면 이익이 줄어 법인세 과세표준이 낮아진다. 업무용이라면 적법하지만, 사주가 사적으로 쓰면서 비용처리하면 세금을 부당하게 줄이는 탈세가 된다.
  • 연두색 번호판 — 2024년부터 8,000만원 이상 고가 법인 차량에 의무 부착하는 번호판. 법인차 사적 사용을 견제하려고 도입됐지만, 역설적으로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고가 법인차 구매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1억원 이상 법인 등록 차량이 시행 첫해 33,960대로 줄었다가 이듬해 39,429대로 다시 늘었다.
  • 세무조사와 회계 전반 검증 — 세무조사는 특정 항목(법인차)에서 시작해도, 비용처리의 적절성을 확인하려면 장부·증빙·자금 흐름 전체를 봐야 한다. 그래서 한 가지 단서가 매출 누락·비자금·변칙 증여 등 다른 위법으로 번지기 쉽다.

📚 관련 기준 본문

1. 법인세법 제27조의2 — 업무용 승용차 관련 비용의 손금불산입

이 사안의 직접적 근거 조항으로, 법인차 비용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규정한다.

■ 제27조의2 — 업무 미사용 금액의 손금불산입

법인이 업무용 승용차를 취득·임차하여 해당 사업연도에 비용으로 계상한 감가상각비·유류비 등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한 부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금액은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업무사용비율은 운행기록부 등으로 입증하여야 하며, 미작성 시 일정 한도까지만 인정된다.

※ 운행기록부 작성 의무화·연두색 번호판 부착에도 사적 사용이 늘자 국세청이 조사에 나섰다. 적발 사례(제조업체 A법인)에서는 사주가 법인자금으로 36억원 상당 슈퍼카 6대를 회사 내 전시용으로 사용하고 룸살롱 유흥비 약 15억원을 법인비용으로 처리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주가 사적으로 쓴 차량 비용은 업무 미사용 금액으로 손금부인(비용 불인정)되어 법인세가 추징되고, 사주 개인에게는 상여 등으로 소득처분돼 소득세까지 부과될 수 있다.

2. 국세기본법 — 세무조사권과 실지조사

■ 제81조의4·제81조의6 — 세무조사 관할 및 대상 선정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하여야 하며, 신고 내용에 탈루나 오류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등에는 수시조사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다.

※ 법인차 사적 사용은 그 자체로도 탈루이지만, 임광현 국세청장 표현대로 “법인차량 사적사용과 같은 사주일가의 비정상적 행태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기업 전반의 탈세위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작동한다. 한 항목의 혐의가 명백하면 조사 범위가 회계 전반으로 확대돼, 매출 누락·비자금·변칙 증여 같은 추가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20년 슈퍼카 사적 사용 24명 조사 당시에도 위장계열사 비자금·매출 누락 자금 유출·서류상 회사를 이용한 변칙 증여 등 편법 탈세가 함께 포착됐다.

3. 조세범 처벌법 제3조 — 조세포탈범

■ 제3조 제1항 —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포탈세액 등이 5억원 이상이거나,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납부 세액의 30%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등의 3배 이하 벌금으로 가중). 여기서 ‘부정한 행위’에는 장부의 거짓 기장, 증빙의 조작, 차명계좌 이용 등이 포함된다.

※ 단순 비용처리 오류는 세금 추징에 그치지만, 차명계좌·증빙조작 등 적극적 은닉·조작이 확인되면 조세포탈죄로 형사고발 대상이 된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법인의 편법·탈법적 행위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및 탈루혐의 있는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차명계좌 이용·증빙 조작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정상 추징을 넘어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분기점이다.

🔍 시사점

  1. 법인차는 ‘입구’일 뿐, 진짜 리스크는 회계 전반 — 법인차 조사가 무서운 이유는 추징세액 자체보다, 비용처리 검증이 회계 전반 조사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매출 누락·비자금·변칙 증여 등 잠재 위법이 함께 드러날 수 있어, 평소 회계·증빙 관리의 투명성이 최선의 방어다.
  2. 운행기록부·증빙이 1차 방어선 — 업무용 승용차 비용을 인정받으려면 운행기록부 등으로 업무사용비율을 입증해야 한다. 기록이 부실하면 비용이 부인되고 사주 상여로 소득처분돼 법인세·소득세가 동시에 늘어난다. 형식 요건이라도 성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3. ‘추징’과 ‘형사고발’의 갈림길은 고의성 — 단순 과다 비용처리는 세금 추징으로 끝나지만, 차명계좌·증빙조작 같은 적극적 부정행위는 조세범처벌법상 포탈죄로 형사처벌(2년 또는 가중 3년) 대상이 된다. 은폐·조작을 동반한 절세 시도는 차원이 다른 법적 위험을 부른다.
  4. 제도(번호판)의 역설과 한계 — 사적 사용 견제를 위한 연두색 번호판이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소비되며 고가 법인차 구매를 부추겼다(1억원 이상 법인차 33,960대→39,429대). 외형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며, 실효성은 결국 운행기록 검증·세무조사 같은 사후 집행에 달려 있다.
  5. 사주일가 재산형성 과정까지 검증 확대 — 국세청은 법인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 관련 기업까지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법인과 개인의 자금이 뒤섞인 오너 경영 구조에서, 법인차 한 대가 일가 전체의 세무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6. 회계 투명성이 곧 세무 리스크 관리 — 법인-개인 자금 분리, 비용의 업무 관련성 문서화, 증빙 비치는 세무조사 방어의 기본이다. 고가 자산을 법인 명의로 둘 때는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체계를 사전에 갖춰, 사후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