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5.26 | 한국일보 단독 (조소진 기자 외 2명)
💡 핵심 요약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사망을 둘러싼 상속세 분쟁에서, 사망 전 계좌에서 빠져나간 사용처 불명 자금 약 204억원에 부과된 상속세를 두고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2024년 3월 이 자금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추정상속재산’으로 보아 공동상속인 전원에게 과세했고, 조 전 부사장(추정상속재산분 약 49억7,000만원 부담)은 “가족과 절연해 실제 받은 돈이 0원이며 상속분도 전액 공익재단에 출연했다”며 법원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까지 신청했다. 핵심 쟁점은 행방이 불명한 돈을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 공동상속인에게 과세할 수 있는가, 그리고 과세당국이 자금의 실제 귀속을 어디까지 확인했는가다.
- 국세청, 2024년 3월 — 사망 전 2년간 사용처 불명 자금 204억원을 ‘추정상속재산’으로 보아 공동상속인에 과세
- 조현문 전 부사장 “가족 절연·실수령 0원, 상속분 전액 공익재단 출연” — 과세 부당 주장하며 불복 소송
- 쟁점: 사용처 소명책임의 한계, 수표 추적 가능성, 실제 귀속 없이도 연대납부 부담 여부
🔗 원문 보기 – 한국일보 단독(조소진 기자 외 2명)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추정상속재산 — 피상속인이 사망 전 일정 기간 안에 예금을 인출하거나 재산을 처분했는데 그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으면, 그 금액을 상속재산으로 ‘추정’해 상속세를 매기는 제도. 생전에 재산을 빼돌려 상속세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 공동상속인의 연대납부의무 — 상속세는 상속인 각자가 받은 재산 비율로 나눠 내되, 상속인 전원이 전체 세액에 대해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한 명이 안 내면 다른 상속인이 대신 부담할 수 있어, 실제 수령액과 무관하게 세 부담이 생길 수 있는 구조다.
- 입증책임(소명책임) — 추정상속재산은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상속된 것으로 본다’는 구조라, 그렇지 않음을 밝힐 책임이 상당 부분 납세자(상속인) 측에 넘어간다. 다만 과세의 기초가 되는 사실은 과세당국이 입증해야 한다는 한계도 있어, 입증책임의 경계가 쟁점이 된다.
📚 관련 기준 본문
1.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5조 — 추정상속재산
이 사안의 직접적 근거 조항으로, 사용처 불명 인출금을 상속재산으로 추정하는 규정이다.
■ 제15조 — 상속개시 전 처분재산 등의 상속 추정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예금을 인출한 금액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2억원, 2년 이내에 5억원 이상인 경우로서 그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이를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한다.
※ 국세청이 사망 전 2년간 사용처 불명 자금 204억원을 과세한 근거다. 이 제도는 생전 재산 빼돌리기로 상속세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사용처 불명’을 이유로 실제 귀속을 따지지 않고 추정 과세하면 받지도 않은 사람에게 세 부담이 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이 다투는 핵심 지점이다.
2.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 용도 불분명의 판단 기준
■ 시행령 제11조 — ‘용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의 범위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란 거래상대방이 거래증빙의 불비 등으로 확인되지 않거나, 거래상대방이 금전 수수를 부인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 다만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한 금액에서 처분·인출액의 100분의 20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을 차감한 금액을 추정상속재산으로 한다.
※ 추정상속재산은 사용처 미소명액 전부가 아니라 일정액(20%·2억원 중 적은 금액)을 공제한 뒤 산정된다. 즉 제도 자체에 ‘소명하지 못해도 일부는 빼주는’ 완충장치가 있다. 그럼에도 조 전 부사장 측은 수표 인출 내역으로 최종 수취인 추적이 가능한데도 추적 없이 추정 과세한 점, 자신에게 귀속됐다는 근거가 없는 점을 문제 삼는다.
3.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 공동상속인의 연대납부의무
■ 제3조의2 — 상속세 납부의무 및 연대납부
상속인은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으며, 공동상속인은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 연대납부의무는 ‘받은 재산을 한도로’ 진다. 따라서 조 전 부사장 측 주장처럼 실제 받은 재산이 0원(전액 공익재단 출연)이라면 연대납부의 한도도 0에 가까워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추정상속재산이 실제 귀속됐다고 본다면 그 한도가 인정된다. ‘받았거나 받을 재산’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가 세액을 가르는 핵심이다.
4.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6조·제17조 — 공익법인 출연재산의 불산입
■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의 과세가액 불산입
상속재산 중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의 가액은, 일정 요건과 신고기한 내 출연 등의 조건을 갖춘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 조 전 부사장 측이 “상속분 전액을 공익재단에 출연했다”고 밝힌 부분과 관련된다. 정상적으로 받은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하면 과세가액에서 빠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쟁점은 출연한 정규 상속분이 아니라, 출연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용처 불명 추정상속재산’에 대한 과세라는 점에서 별개의 다툼이다.
🔍 시사점
- ‘추정’과 ‘실질’의 긴장 — 추정상속재산은 사용처를 못 밝히면 상속된 것으로 보는 제도다. 행정 효율과 회피 방지에 유용하지만, 실제 귀속을 따지지 않으면 받지도 않은 사람이 세금을 떠안을 수 있다. 추정과세의 편의와 실질과세 원칙이 충돌하는 전형적 사례다.
- 입증책임의 분배가 승패를 가른다 — 사용처 소명책임은 상당 부분 납세자에게 있지만, 과세의 기초사실(그 돈이 상속인에게 귀속됐다는 점)은 과세당국이 입증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수표 추적으로 최종 수취인 확인이 가능한데도 추적하지 않았다면, 입증책임 분배에서 과세당국이 불리해질 수 있다.
- 연대납부의무의 ‘한도’가 핵심 — 공동상속인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납부한다. 실제 수령액이 0원이라는 주장이 인정되면 한도도 0에 수렴한다. 가족 절연·실수령 부재라는 사실관계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느냐가 세 부담을 좌우한다.
- 거액 현금·수표 인출은 상속 리스크의 씨앗 — 생전에 사용처 증빙 없이 거액을 현금·수표로 인출하면, 사후에 추정상속재산으로 과세될 위험이 크다. 자산가의 자금 관리에서 인출·지출의 사용처 증빙을 남기는 것이 상속세 리스크 관리의 기본임을 보여준다.
- 가족관계 단절도 세법상으로는 별도 판단 — 정서적·사실상 절연과 무관하게, 법적 상속인 지위가 유지되면 연대납부의무의 대상이 된다. 다만 실제 재산 귀속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상속인 지위’와 ‘실제 귀속’을 분리해 따져야 한다.
- 금융거래정보 추적이 분쟁의 분수령 — 법원이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받아들여 204억원의 최종 흐름이 규명되면, 추정에 기댄 과세의 당부가 사실로 판가름난다. 추정과세 사건에서 ‘실제 자금 흐름의 규명’이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