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픽싱 한 줄을 지웠더니 전환권이 부채에서 자본으로 – HEM파마

📅 2026년 6월 22일 · 한국경제 BIO Insight (이우상 기자) — “전환권 자본 재분류…2분기 재무제표부터 반영”

💡 핵심 요약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HEM파마(376270)가 제1회차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의 ‘하방 리픽싱(주가 하락 시 전환가 하향조정)’ 조항을 투자자 합의로 삭제했습니다. 이 조항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파생상품부채로 잡혀 있던 전환권이 자본으로 재분류되고,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947%에서 약 198%로 급감합니다. 회사는 2,947%라는 수치가 주가 상승 때문에 파생상품평가손실이 기계적으로 늘어난 ‘회계 착시의 고점’이었을 뿐 실제 현금 유출은 없었다고 설명했고, 효과는 2분기 재무제표부터 반영됩니다.

  • 핵심 변경 — 약 160억원 규모 무보증 사모 CB의 하방 리픽싱 조항 삭제 (6/19 공시, 이사회 의결)
  • 회계 효과 — 전환권이 부채(파생상품)에서 자본으로 재분류 → 부채비율 2,947% → 약 198%
  • 실질 — 현금 유출 없는 회계적 재분류. 평가손실은 미실현 항목이었음

🔗 원문 보기 — 한국경제 BIO Insight 「HEM파마, 전환사채(CB) 하방 리픽싱 삭제…부채비율 2947%→198%」 (이우상 기자)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전환사채(CB) —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전환권)가 붙은 회사채. 채권(부채)과 전환권(옵션)이 결합된 복합금융상품입니다.
  • 하방 리픽싱(Refixing) —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액을 낮춰 CB 투자자에게 더 많은 주식을 주는 안전판 조항. 투자자 보호 장치이지만, 회계상으로는 전환권을 ‘부채’로 만드는 결정적 요인입니다.
  • 파생상품평가손익 — 파생상품부채를 매 결산 시 공정가치로 재측정하며 잡히는 손익.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 가치가 커져 평가손실(부채 증가)이 발생합니다.

📚 관련 기준 본문

K-IFRS 제1032호 「금융상품: 표시」 — 부채와 자본의 갈림길

‘확정 대 확정(fixed-for-fixed)’ 요건

이 사안의 회계적 핵심입니다. 전환권이 자본으로 분류될지 부채로 분류될지는 단 하나의 원칙으로 갈립니다.

발행자가 확정 수량의 자기지분상품을 확정 금액의 현금 등과 교환하여 결제하는 경우에만 그 전환권을 지분상품(자본)으로 분류한다.

여기서 하방 리픽싱이 문제가 됩니다. 주가에 따라 전환가가 바뀌면 발행될 주식 ‘수량’이 확정되지 않습니다. 즉 ‘확정 수량’ 요건이 깨지면서 전환권은 자본이 아니라 파생상품부채로 분류됩니다. 리픽싱 조항 하나가 회계 분류 전체를 뒤집는 셈입니다.

K-IFRS 제1109호 「금융상품」 — 파생상품부채의 공정가치 평가

‘회계 착시’의 정체

파생상품부채로 분류되면 매 결산 시 공정가치로 다시 측정하고, 그 변동을 당기손익에 반영합니다.

파생상품부채는 매 보고기간 말 공정가치로 측정하며, 공정가치 변동분은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

역설적이게도 주가가 오를수록 전환권의 가치가 커져 평가손실이 늘어납니다. 회사 실적이 좋아 주가가 상승하면 장부상 부채가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HEM파마의 부채비율 2,947%가 ‘회계 착시의 고점’이라는 회사 설명은 바로 이 메커니즘을 가리킵니다 — 현금이 나간 게 아니라, 미실현 평가손실이 기계적으로 쌓인 것입니다.

리픽싱 삭제의 회계 결과 — 자본으로의 재분류

왜 부채비율이 한 번에 급감하나

리픽싱 조항을 없애면 전환가가 고정되어 ‘확정 수량’ 요건이 충족됩니다. 그 순간 전환권은 파생상품부채에서 자본(전환권대가)으로 재분류됩니다.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어나니, 부채비율(부채÷자본)은 분자·분모 양방향으로 개선되어 2,947%에서 198%로 급락하는 것입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 시 보호 장치를 포기한 것이므로, 이는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전제된 합의입니다. 지요셉 HEM파마 대표는 “하방 리픽싱은 주가가 내릴 때 CB 투자자에게 더 많은 주식을 주는 안전판으로, 해당 투자자들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환가 고정에 자발적으로 동의했다”며 “회계상 부담 요인이 제거된 만큼,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이 본격화되며 재무구조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변경 전후 비교 (1분기 기준 적용 시)

구분변경 전변경 후
전환권 분류파생상품부채자본(전환권대가)
주가 상승 시 영향평가손실(부채↑)손익 영향 없음
부채비율2,947%약 198%
실제 현금 유출없음(미실현)없음
반영 시점2분기 재무제표

🔍 사업 맥락 — 합의의 배경에 깔린 성장 시그널

리픽싱 삭제에 투자자가 동의한 배경에는 사업 성장 시그널이 있습니다. HEM파마의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마이랩’ 매출은 2022년 출시 첫해 21억원에서 2025년 6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글로벌 버전 ‘마이랩 플러스’는 2월 일본에서 정식 출시 전 약 72억원(7만건)을 선주문 받았고, 누적 계약은 9만건을 넘어 한국 연간 판매량을 웃돕니다(일본은 65세 이상이 인구의 약 30%인 초고령사회). 신사업으로는 구독형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바이그널(BIGNAL)을 키우고 있으며, 하버드 의대와 함께 개발한 AI 엔진 미네르바를 기반으로 합니다.

🔍 시사점

  1. 리픽싱 조항 하나가 분류를 바꾼다 — ‘fixed-for-fixed’ 요건이 자본·부채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입니다. 조항 문구가 곧 회계 결과로 직결됩니다.
  2. 부채비율 숫자의 함정 — 2,947%는 부실이 아니라 평가손실 누적의 결과였습니다. 재무비율을 볼 때 ‘왜 그 숫자가 나왔는지’ 주석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좋은 실적이 부채를 키우는’ 역설 — 주가 상승이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이어지는 구조는 직관과 반대입니다. CB·BW 보유 기업 분석 시 반드시 짚어야 할 포인트입니다.
  4. 현금흐름과 손익의 분리 — 평가손익은 현금 유출입과 무관합니다. 손익계산서 적자가 곧 현금 부족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교과서 사례입니다.
  5. 투자자와의 트레이드오프 — 리픽싱 삭제는 회사엔 회계 개선, 투자자엔 하방 보호 포기입니다. 합의가 성사됐다는 것은 마이랩·바이그널 등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신뢰의 방증으로 읽힙니다.
  6. 2분기 실적 해석 주의 — 재분류 효과가 2분기부터 반영되므로, 전분기와 단순 비교 시 부채비율 급변을 ‘구조 개선’으로 정확히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