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7.12 12:00 · 한국세정신문 [내국세] (윤형하 기자) — 「독과점 지위 이용 가격인상…계열사 등에 이익분여한 식품제조업체」
국세청, 물가불안 조장 탈세자 세무조사 사례
국세청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에 걸쳐 물가불안을 조장한 117개 업체에 대해 민생침해 탈세혐의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114개 업체로부터 총 3,195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독·과점, 담합, 농축수산물·생필품,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면서 소득은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공개된 4개 사례는 특수관계법인과의 고가거래·불균등 증자를 통한 이익분여, 접대성 비용의 변칙처리, 공동경비 초과부담 등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전형적 유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 ㈜A(종합식품) — 독과점 지위로 제품가 약 5% 인상, 계열사 외주가공용역 과다지급·해외현지법인 상품 고가수입으로 약 150억원 이익분여,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입점·거래유지를 위해 접대성 판매장려금 약 200억원을 물류비로 변칙처리, 특수관계법인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신주 고가 취득 방식으로 사주자녀에 수억원 이익분여 → 약 200억원 추징
- ㈜B(전자부품) — 공공기관 입찰 담합으로 공정위 과징금 부과, C에게 담합 수수료 수억원 지급 후 비용 부당계상, 영업·기술 이전 사용료 미수취 및 매출채권 지연회수로 해외현지법인 부당지원, 면세용역 부가세 부당공제, 연구업무 비전담직원 인건비 약 80억원을 R&D 세액공제 대상으로 부당계상, 사주 일가 법인카드 골프장·백화점·유흥비 사적사용 → 약 40억원 추징
- ㈜D(F&B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실질적 가격 인상, 특수관계법인 ㈜E로부터 원재료 고가매입으로 20여억원 이익분여, 특수관계법인 ㈜F 임직원 퇴직 후 가맹점 개설 시 점포개설지원금 지원으로 약 50억원 과다계상, 스포츠구단 공식 파트너십 공동광고비 단독 부담으로 해외현지법인에 10억원가량 부당지원, 특정계열사 ㈜G 홍보비 약 20억원 대납 → 약 200억원 추징
- ㈜H(상조·홈쇼핑 판매) — 유사상품 신규 출시·기존 상품 폐지 방식으로 가격 수십% 인상, 계열사 공동업무 종사 직원 인건비·언론홍보비 등 공동경비 약 30억원 초과부담, 근무사실 없는 사주자녀에게 인건비·해외 출장비 명목 수억원 지급, 사주가 사적으로 고용한 가사도우미 인건비 수억원도 법인 비용 처리 → 약 50억원 추징
📖 알아두면 좋은 용어
부당행위계산부인
법인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줄인 경우, 과세당국이 그 거래를 부인하고 정상거래(시가)를 기준으로 소득금액을 다시 계산해 과세하는 제도다. ‘고가매입·저가양도·불공정 자본거래’ 등 유형이 시행령에 열거돼 있으며, 이번 4개 사례의 이익분여는 대부분 이 규정으로 재계산·추징됐다.
접대성 판매장려금의 물류비 변칙처리
거래처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지급한 금품은 성격상 접대비(현행 기업업무추진비)에 해당해 손금산입 한도가 엄격히 제한된다. 이를 손금한도가 없는 ‘물류비’ 등 판매부대비용으로 계정 대체하면 손금불산입을 회피하게 되는데, 국세청은 실질에 따라 접대비로 재구분해 부인한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중량을 줄여 사실상 단가를 올리는 방식이다. 명목상 ‘가격 동결’로 보이지만 단위당 가격은 상승하므로, 국세청은 이를 실질적 가격 인상으로 보고 물가불안 조장 및 연계 탈루 여부를 함께 들여다봤다.
유사상품 재출시를 통한 가격 인상
기존 상품을 폐지하고 그와 유사한 상품을 새 이름·새 코드로 출시하면서 가격만 대폭 올리는 방식. 개별 상품의 ‘명목상 가격 인상’ 통계에는 잡히지 않아 물가 통계의 눈을 피할 수 있지만, 소비자 실질 지출은 상승한다. ㈜H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 관련 기준 본문
1.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내국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해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법인의 행위·계산과 관계없이 소득금액을 계산한다. 이때 건전한 사회통념 및 상관행과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는 시가(時價)를 기준으로 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부당행위계산의 유형 등) 제1항
부당행위계산으로 보는 대표적 유형에는 ① 자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매입하거나 과대상각한 경우(고가매입), ⑦ 금전·자산·용역을 무상 또는 낮은 대가로 대부·제공한 경우, ⑧ 증자·감자·합병 등 자본거래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분여한 경우(불공정 자본거래) 등이 포함된다.
사안 연결. ㈜A의 계열사 외주가공용역비 과다지급·해외현지법인 상품 고가수입, ㈜D의 특수관계법인 ㈜E 원재료 고가매입은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1호(고가매입) 유형에 해당한다. ㈜A가 특수관계법인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신주를 고가에 취득함으로써 기존주주(사주자녀)에게 이익을 넘긴 부분은 제8호 불공정 자본거래로 포섭된다. ㈜B의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사용료 미수취·매출채권 지연회수도 제7호(무상·저가 대부·제공)에 대응한다.
2.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
상증세법 제39조 (증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
법인이 자본을 증가시키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서, 신주를 시가보다 높거나 낮은 가액으로 배정하는 등 불균등 증자가 이루어져 특정 주주가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본다.
사안 연결. ㈜A 사례에서 법인이 신주를 고가에 취득(단독 참여)한 결과 기존주주인 사주자녀가 수억원의 상대적 이익을 얻었다면, 법인 측에서는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이익을 받은 자녀 측에서는 상증세법 제39조에 따른 증여의제 과세가 각각 검토되는 ‘자본거래를 통한 편법 증여’의 전형이다.
3. 기업업무추진비(접대비)의 손금불산입
법인세법 제25조 (기업업무추진비의 손금불산입)
기업업무추진비(2024 사업연도부터 ‘접대비’에서 명칭 변경)는 업무 관련 지출이라도 기본한도와 수입금액별 한도를 합한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 또한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지출은 적격증빙을 갖추지 못하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사안 연결. ㈜A가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입점·거래유지를 위해 지급한 ‘접대성 판매장려금’ 약 200억원을 물류비로 처리한 것은, 손금한도가 적용되는 기업업무추진비를 한도 없는 판매부대비용으로 위장한 것이다. 국세청은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이를 기업업무추진비로 재구분해 한도초과분을 손금불산입했다.
4. 공동경비의 손금불산입
법인세법 시행령 제48조 (공동경비의 손금불산입)
법인이 특수관계인과 공동으로 사업을 하거나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 각자가 부담할 비용은 약정된 분담비율 또는 매출액·자산 등 합리적 기준에 따라 안분해야 한다. 정당한 분담비율을 초과해 부담한 금액은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다.
사안 연결. ㈜H가 계열사 공동업무 종사 직원 인건비·언론홍보비 등 공동경비 약 30억원을 초과부담한 것은 시행령 제48조의 분담기준을 위반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사례다. ㈜D가 스포츠구단 공식 파트너십 공동 광고비를 단독 부담하며 해외현지법인에 10억원가량 부당지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5. 조세범처벌법 적용 가능성
조세범처벌법 제3조 (조세 포탈 등)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등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다만 포탈세액등이 3억원 이상이고 그것이 신고·납부하여야 할 세액의 100분의 30 이상인 경우 등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등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사안 연결.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 대해 “일시보관·금융계좌 추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조세포탈·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의 담합 수수료 부당계상, ㈜H의 근무사실 없는 사주자녀 인건비·가사도우미 인건비 가공 처리는 가공경비·거짓 지출증빙 유형으로, 부당행위계산부인 추징을 넘어 형사 조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 국세청 향후 방침(원문 인용)
국세청 — “앞으로도 특정 기업들의 지배력이 우월한 독·과점 업종, 담합행위가 빈번한 업종 및 민생밀접 업종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경제여건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면서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확인된 업체는 즉시 조사대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 시사점
1. 특수관계 거래는 세무조사 1순위 검증 대상이다. 이번 4개 사례의 핵심 추징 사유는 예외 없이 특수관계법인·사주 일가와의 거래였다. 고가매입, 용역비 과다지급, 불균등 증자, 공동경비 초과부담 등 형태만 달랐을 뿐 ‘시가 이탈’이라는 본질은 동일하며,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이를 일괄 포섭한다.
2. ‘물류비’로 위장한 접대비는 반드시 재구분된다. 손금한도 회피를 위한 계정 대체는 실질과세원칙 앞에서 무력하다. ㈜A의 200억원 접대성 판매장려금 사례에서 보듯, 판매장려금·리베이트성 지출의 계정 분류는 지급 상대방·목적·거래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형식적 명칭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다.
3. 불균등 증자는 자본거래를 통한 편법 증여의 통로다. 손익거래가 아닌 자본거래를 활용하면 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법인 단계의 부당행위계산부인과 주주 단계의 증여의제(상증세법 제39조)가 이중으로 작동하므로, 유상증자 참여·신주 인수가액 산정은 시가 근거를 명확히 확보해야 한다.
4. 공동경비는 안분 기준이 없으면 곧 부당지원이 된다. 그룹 차원의 광고·홍보·공동 인력 비용은 매출액 등 합리적 배부기준과 사전 약정이 없으면 초과부담액이 전액 손금불산입된다. ㈜D의 스포츠구단 파트너십 광고비 단독부담(해외현지법인 10억원 부당지원)·㈜H의 언론홍보비 30억원 초과부담이 그 실증 사례다. 공동경비 배부내역서와 분담 근거자료의 사전 정비가 필수적이다.
5. 슈링크플레이션·유사상품 재출시도 실질적 가격 인상으로 당국이 주목한다. 명목 가격 동결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D의 용량 축소, ㈜H의 유사상품 신규 출시·기존 상품 폐지 방식 수십% 인상 모두 물가불안 조장 업종 모니터링의 대상이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원가·특수관계 거래의 탈루 여부까지 연계 검증된다.
6. 조세범칙 적발 시 추징을 넘어 형사처벌 리스크로 확대된다. 국세청은 일시보관·금융계좌 추적 등을 동원하고, 조세포탈·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 적발 시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B의 담합 수수료 부당계상, ㈜H의 근무사실 없는 사주자녀 인건비·가사도우미 인건비 등은 대표적 가공경비 유형으로, 단순 세액 추징을 넘어 통고처분·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
7. R&D 세액공제 부당계상도 상시 점검 대상이다. ㈜B의 연구업무 비전담직원 인건비 약 80억원 R&D 세액공제 부당계상 사례는, 세액공제 세부 요건(전담 여부·연구 실적·인력 배치)에 대한 문서화 미비가 대규모 세액 부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액공제 대상 인력의 업무 실질을 상시 문서화하는 것이 방어선이다.
📎 원문: 한국세정신문 「독과점 지위 이용 가격인상…계열사 등에 이익분여한 식품제조업체」 (윤형하 기자,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