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이 만든 ‘남아도는 세금’… 농특세 일반회계 전환론의 실체

📅 2026.07.09 05:03 · 이데일리 [경제·정책] (세종=서대웅 기자) — 「목적세 족쇄에…남아도 딴 데 못 쓰는 농특세」 · 부제: “작년 농특세 수입 첫 9조 돌파했는데 / 올해 1~5월 7.7조…정부 추계 절반 넘어 / 목적세에 세수 늘어도 재원 활용 제한 / 전문가들 ‘일반회계로 전환 검토해야'”

💡 핵심 요약

증시 거래대금이 폭증하면서 증권거래와 연동된 농어촌특별세(농특세) 수입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고 있다. 올해 1~5월에만 7조 7,000억원이 걷혀 전년 동기 대비 163%(4조 8,000억원) 늘었고, 연간으로는 지난해(9조 2,000억원)의 두 배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농특세는 농어촌 지원 용도로만 쓸 수 있는 목적세여서, 정작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에서는 매년 수천억원이 집행되지 못한 채 남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올해 1~5월 농특세 수입 7조 7,000억원 — 전년 동기 대비 4조 8,000억원(163%) 증가. 이 규모만으로 정부 연간 추계의 절반을 넘어섰다.
  • 급증 배경은 증권거래 연동 과세 구조 — 4월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1,492조 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6%(1,095조원) 증가.
  •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출시(2025년 5월 말)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60조원 초반대 → 60조원 후반대로 확대(정부 관계자 발언).
  • 농특세의 약 52%는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농특회계)로 전출, 농촌 SOC 등에 사용.
  • 지난해 농특회계 예산 17조 3,700억원 중 3,863억원(2.2%)이 불용 처리.
  • 정부는 농어촌 기본소득 활용에 무게. 학계는 목적세 폐지·일반회계 전환 등 원점 재검토 주장.
📌 원문 표기 참고 — 이데일리 원문은 통계 인용 주체를 “재정경제부”로 표기했다. 실제 현행 조직상 국세 통계와 예산·세제 총괄은 기획재정부가 담당하며(재정경제부는 2008년 기획재정부로 통합된 옛 부처명), 세종=서대웅 기자의 취재원 표기 관행에 따른 표현으로 보인다. 본 요약에서는 이 대목을 ‘정부 관계자’ 또는 ‘재정당국’으로 일반화해 인용한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목적세(目的稅) — 세수의 사용처를 법률로 미리 특정해 둔 조세. 일반적인 재정수요에 충당하는 보통세(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와 달리, 걷힌 돈을 지정된 용도 외에는 쓸 수 없다. 현행 국세 중 목적세는 농어촌특별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가 있다. 재원의 안정적 확보라는 장점이 있지만, 세수와 실제 사업 수요가 어긋날 때 자금이 남거나 모자라도 조정이 어렵다는 경직성이 따른다.
  • 특별회계(特別會計) — 특정 세입을 특정 세출에 충당하기 위해 일반회계와 구분해 별도로 경리하는 회계. 「국가재정법」 별표 1에 열거된 법률에 의해서만 설치할 수 있다. 목적세는 통상 대응하는 특별회계나 계정에 전입되며, 농특세의 경우 「농어촌구조개선 특별회계법」상 농어촌특별세사업계정이 이를 받는다.
  • 불용(不用) — 회계연도 내에 배정된 예산이 집행되지도, 다음 연도로 이월되지도 않은 채 소멸하는 것. 사업 지연, 수요 미달, 집행 여건 미비 등이 원인이 되며, 불용률이 높다는 것은 예산 편성 단계의 수요 추계와 실제 집행 능력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 관련 기준 본문

1. 농어촌특별세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우루과이라운드협정」의 이행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게 될 농ㆍ어업의 경쟁력 강화농어촌산업기반시설의 확충농어촌지역 개발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재원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납세의무자) 제4호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이 법에 따라 농어촌특별세를 납부할 의무를 진다.

4. 「증권거래세법」 제3조제1호에 규정된 증권거래세 납세의무자

제5조(과세표준과 세율) 제1항 제5호

① 농어촌특별세는 다음 각 호의 과세표준에 대한 세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그 세액으로 한다.

5.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증권시장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증권의 양도가액 … 세율 1만분의 15

농어촌특별세법 시행령 제5조(과세표준) 제1항

① 법 제5조제1항제5호의 과세표준란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시장”이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9제1항에 따른 유가증권시장을 말한다.

부칙(법률 제4743호, 1994. 3. 24.) 제2조(유효기간)

이 법은 2034년 6월 30일까지 효력을 가진다. (2023. 12. 31. 법률 제19929호로 종전 “2024년 6월 30일”에서 10년 연장)

👉 조문을 따라가면 이번 세수 급증의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농특세는 세액이 아니라 거래대금(양도가액) 자체를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즉 주가나 손익과 무관하게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만큼 세수가 기계적으로 늘어난다. 이데일리 원문이 “증권거래세의 0.15%가 농특세로 빠진다”고 표현한 부분은 실제로는 증권거래세액의 일부를 떼는 구조가 아니라, 동일한 과세표준(양도가액)에 별도 세율 0.15%가 부가되는 구조다. 또한 시행령이 과세대상 시장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한정하고 있어, 코스닥 거래분에는 증권거래세 0.15%만 붙고 농특세는 붙지 않는다. 따라서 4월 코스피·코스닥 합계 거래대금 1,492조원 급증분 중에서도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분이 세수 급증의 실질적 동인이다. 아울러 이 법은 애초에 한시법으로 설계됐으나 세 차례 연장을 거쳐 40년째 존속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2. 국가재정법

제4조(회계구분)

① 국가의 회계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구분한다.

② 일반회계는 조세수입 등을 주요 세입으로 하여 국가의 일반적인 세출에 충당하기 위하여 설치한다.

③ 특별회계는 국가에서 특정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할 때, 특정한 자금을 보유하여 운용하고자 할 때, 특정한 세입으로 특정한 세출에 충당함으로써 일반회계와 구분하여 회계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에 법률로써 설치하되, 별표 1에 규정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설치할 수 없다.

제14조(특별회계 및 기금의 신설에 관한 심사) 제2항

1. 부담금 등 기금의 재원이 목적사업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을 것

2. 사업의 특성으로 인하여 신축적인 사업추진이 필요할 것

3. 중ㆍ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원조달과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

4. 일반회계나 기존의 특별회계ㆍ기금보다 새로운 특별회계나 기금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5. 특정한 사업을 운영하거나 특정한 세입으로 특정한 세출에 충당함으로써 일반회계와 구분하여 회계처리할 필요가 있을 것

제15조(특별회계 및 기금의 통합ㆍ폐지)

특별회계 및 기금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폐지하거나 다른 특별회계 또는 기금과 통합할 수 있다.

3. 특별회계와 기금 간 또는 특별회계 및 기금 상호 간에 유사하거나 중복되게 설치된 경우

4. 그 밖에 재정운용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반회계에서 통합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 국가재정법은 특별회계를 예외적 제도로 설계했다. 제4조 제3항이 별표 1 열거주의를 둔 것도, 제14조 제2항이 “재원과 목적사업의 긴밀한 연계”와 “일반회계보다 더 효과적일 것”을 신설 심사기준으로 요구하는 것도 같은 취지다. 그런데 농특세의 과세표준은 주식 거래대금인 반면 세출 대상은 농어촌 사업이다. 재원과 목적사업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제14조 제2항 제1호의 연계성 기준은 사실상 충족되지 않는다. 여기에 매년 반복되는 불용은 제15조 제4호가 말하는 “일반회계에서 통합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낳는다.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일반회계 전환론은 정책적 주장이 아니라 국가재정법이 이미 마련해 둔 통합ㆍ폐지 조항의 적용 문제라는 점에서 무게가 있다.

🗣️ 전문가·정부 발언(원문 인용)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 “지금처럼 농특세가 많이 걷혀도 정작 우리 사회에 좀 더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없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피해를 보는 농어촌 지원을 위해 농특세를 도입한 건 당시엔 타당했지만 30년 지난 지금도 유효한지를 살펴 농특세를 계속 특별회계로 가져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재정당국 관계자 — “올해 들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60조원 초반대를 보이다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60조원 후반대로 많아졌다.”

🔍 시사점

  1. 세수 급증은 정책 성과가 아니라 거래대금의 함수다. 농특세는 양도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므로, 투자자의 손익이나 농어촌의 재정수요와 무관하게 코스피 회전율이 오르면 세수가 늘어난다. 올해 1~5월 163% 증가는 농어촌 정책의 성공도, 재정 여력의 실질적 확대도 아니다. 세수 증가를 곧바로 사업 확대의 근거로 삼는 논리는 이 지점에서 끊어진다.
  2. 목적세의 경직성이 ‘남는 돈’과 ‘못 쓰는 돈’을 동시에 만든다. 지난해 농특회계 예산 17조 3,700억원 중 3,863억원(2.2%)이 불용됐다. 세수는 사상 최대인데 집행은 미달인 구조는, 재원 규모가 사업 수요와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목적세의 전형적 부작용이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의 “많이 걷혀도 필요한 곳에 쓸 수 없다”는 지적이 이 구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국가재정법 제14조 제2항 제1호가 요구하는 “재원과 목적사업의 긴밀한 연계”가 사후적으로 붕괴한 사례로 읽을 수 있다.
  3. 과세 시장이 유가증권시장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은 별도의 형평 논점을 낳는다. 시행령 제5조 제1항에 따라 농특세 0.15%는 코스피 거래분에만 부과되고, 코스닥·코넥스 거래분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총 거래비용은 각각 다른 세목 구성으로 0.15% 수준에 수렴하지만, 그중 농어촌 재원으로 흘러가는 몫은 코스피 투자자만 부담한다. 시장 간 부담 구조를 논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다.
  4. 레버리지 상품 확대는 농특세 세수를 구조적으로 증폭시킨다. 지난 5월 말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출시 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60조원 초반대에서 후반대로 올라섰다. 회전율이 높은 파생형 상품이 늘어날수록 거래대금 기반 세목의 세수는 비선형적으로 팽창한다. 다만 이는 시장 변동성에 연동된 세수라는 뜻이기도 해서, 증시 조정 국면에서는 반대로 급감한다. 정부가 무게를 싣고 있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대표적인 경상지출 성격의 사업으로, 변동성이 큰 재원 위에 얹기에 지속가능성 리스크가 크다.
  5. 일반회계 전환론은 법률 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농특세는 「농어촌특별세법」 제1조가 용도를 명시한 목적세이고, 세수의 상당 부분이 「농어촌구조개선 특별회계법」상 계정으로 전입된다. 일반재원화를 하려면 농특세법 자체를 개정하거나 부칙 제2조의 유효기간(2034년 6월 30일) 도래 시점에 재연장하지 않는 선택이 필요하다. 역으로 말하면 2034년까지는 현행 구조가 법적으로 고정돼 있어, 논의는 지금부터 시작해도 이르지 않다.
  6.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한시 특별세의 상시화’라는 오래된 숙제가 재점화된 셈이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대응으로 10년 한시 도입된 세목이 세 차례 연장을 거쳐 40년을 채우게 됐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의 “30년 지난 지금도 유효한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국가재정법 제15조가 이미 마련해 둔 통합·폐지 조항의 적용을 촉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세수가 사상 최대인 지금이 오히려 존치 필요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며, 향후 세법개정안 논의에서 일몰 재연장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