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판매 자금이 임원 개인회사를 거쳐 P2P로 흘러간 방법

📅 2026년 6월 16일 · 파이낸셜뉴스 (박성현 기자)

💡 핵심 요약

유명 상품권 발행업체 A사의 경영진 3명(회장 B씨·대표 C씨·고문 D씨)이 회사 자금 1,828억원을 자신들의 개인회사에 무담보·저리로 빌려준 뒤, 이를 대부업체 대여와 P2P 투자에 굴려 약 58억원의 이자차익을 챙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김민구 부장검사)에 의해 6월 16일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회계입니다 — 경영진은 개인회사를 특수관계자로 공시하고 거래 내용을 기재해야 했지만, 외부감사인(회계사 E씨)과 공모해 특수관계가 없는 것처럼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자본금 5억원에 불과한 A사가 고객 상품권예수금 약 1,000억원을 사실상 사금고처럼 운용하면서, 외부감사인이 수년간 이를 눈감아 준 구조적 사건입니다. 적용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 외감법 위반 +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입니다.

  • 자금 흐름 — A사 → 개인회사(연 4.6%) → 대부업·P2P(연 10~13%)로 운용, 차익 약 58억원. 개인회사 경유 자금은 매년 300~400억원으로 A사 자산의 30% 이상
  • 회계 범죄 — 2022~2024 회계연도 특수관계자 거래를 은폐, 외부감사인 E씨가 허위 감사보고서 작성에 장기 관여 → 수년간 미발각
  • 추가 혐의 — 금융위 미등록 상태로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등록유예기간 종료된 2025.3.18부터 무등록 영업)

🔗 원문 보기 — 파이낸셜뉴스 「상품권업체 자금 1828억 개인회사로…58억 챙긴 경영진 재판행」 (박성현 기자)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상품권예수금 — 고객이 상품권을 사면서 미리 낸 돈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추후 상환할 부채입니다. 회사 자산이 아니므로 임의 운용은 금지되며, 운용수익이 주 수입원인 업계 특성상 사고가 잦습니다.
  • 특수관계자(Related Party) — 지배·종속관계, 임원, 그 친족 등 회사와 거래조건이 왜곡될 수 있는 관계자. 임원의 개인회사가 전형적인 예이며, 거래 내역을 반드시 주석 공시해야 합니다.
  • 선불전자지급수단 — 미리 충전해 사용하는 전자적 지급수단으로,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융위 등록과 예수금 보호 의무가 따릅니다.

📚 관련 기준 본문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 허위 재무제표와 감사인 책임

회계처리기준 위반과 감사인의 공모

이번 사건의 회계 부분을 관통하는 법입니다. 외감법은 회사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도록 하고, 감사인에게는 독립적 검증 의무를 부과합니다.

회사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재무제표 작성, 그리고 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공모한 외부감사인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과징금 등의 책임을 부과한다.

핵심은 외부감사인 E씨가 단순히 오류를 놓친 것이 아니라, 허위 재무제표·감사보고서 작성에 장기간 공모해 관여했다는 혐의입니다. 검찰은 이 때문에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수년간 범행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사인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포기하면 부정이 수년간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특수관계자 공시 기준 (K-IFRS 제1024호 / 일반기업회계기준)

은폐된 것은 ‘관계’ 그 자체

경영진의 개인회사는 명백한 특수관계자이며, 그 거래 규모와 조건은 주석 공시 대상입니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있는 경우, 기업은 거래의 성격과 금액, 채권·채무 잔액 등 재무제표 이용자가 그 영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공시한다.

매년 자산의 30%를 넘는 자금이 임원 개인회사로 흘러갔다면 정보이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였을 것입니다. ‘특수관계가 없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은 공시 누락을 넘어 관계 자체를 조작한 것으로, 위반의 질이 무겁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 선불전자지급수단 등록·예수금 관리

규제 사각지대의 위험

A사는 선불업 등록 대상임에도 등록유예기간이 종료된 2025년 3월 18일부터 무등록 영업을 이어온 혐의를 받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에게 등록 의무와 이용자 예수금 보호 장치를 요구합니다.

자본금 5억원 회사가 1,000억원 예수금을 다루면서 등록·감독을 피했다는 점에서, 검찰이 지적한 ‘규제 사각지대’의 전형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선불업 등록대상임에도 등록을 거부하거나 지류 상품권을 취급하는 경우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법 운영으로 인한 피해가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 협력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5년 3월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의뢰하며 시작됐고, 2026년 3월 압수수색을 거쳐 이번 기소로 이어졌습니다.

🔍 시사점

  1. 특수관계자 공시는 ‘기술’이 아니라 ‘실체’의 문제 — 형식상 주석 한 줄이지만, 이를 은폐하면 곧바로 형사책임으로 직결됩니다. 관계의 존재 자체를 숨긴 것이 핵심 범죄입니다.
  2. 외부감사인의 공모는 부정의 수명을 늘린다 — 게이트키퍼가 무너지면 294회·1,828억원 규모의 자금 유출도 수년간 적발되지 않습니다. 감사인 독립성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3. 예수금 비즈니스의 구조적 취약성 — 자본금 대비 압도적으로 큰 예수금을 운용수익원으로 삼는 모델은, 통제가 무너지는 순간 고객 자금이 직접 위험에 노출됩니다.
  4. 금감원의 ‘자금부정 통제’ 강화와 맞닿은 사건 — 최근 금감원이 내부회계관리제도에 ‘횡령 등 자금부정 예방·적발 통제’를 의무 공시하도록 한 배경이 바로 이런 유형입니다. 규제와 현실 사건이 정확히 호응합니다.
  5. 회계부정 신고 유인 강화의 시의성 — ’26년 신고포상금 상한(10억원) 폐지 등 제도 변화가, 이처럼 장기 은폐되는 부정을 조기에 끌어내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6. 규제 사각지대는 결국 메워진다 — 지류 상품권·선불업 미등록 같은 틈을 노린 영업은, 금감원 수사의뢰→검찰 수사로 이어지며 형사 리스크로 귀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