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7.08 16:06 · 일요신문 [경제] (박찬웅 기자) — 「상장 한 달 만에 ‘5분의 1 토막’…피스피스스튜디오 공모가 산정 적정성 논란」 · 부제: “조정 순이익 적용 적절성, 비교기업 PER 산정 방식 일관성 논란…미래에셋·NH증권 ‘주식시장 변동성 영향 고려해야'”
💡 핵심 요약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 운영사 피스피스스튜디오가 2026년 6월 8일 코스닥 상장 이후 약 한 달 만에 주가가 공모가(2만 1,500원) 대비 78.6% 하락하면서, 공동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의 공모가 산정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주관사는 발행회사에는 일회성 항목을 가산한 ‘조정 당기순이익'(약 172억 원)을 적용한 반면 비교기업 PER은 재무제표상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으로 산출해, 이익 기준의 일관성 논란이 제기됐다. 매출 성장 둔화와 영업이익률 하락 국면에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과 함께 주관사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 상장 첫날(6/8)부터 이상 신호: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48% 높이 형성됐으나 종가는 1만 3,730원(-36%)으로 공모가 하회. 이후 하락이 이어져 7/8 종가 4,590원(공모가 대비 -78.6%).
- 수요예측(5/14~5/20) 경쟁률은 847.76 대 1로 흥행했으나, 상장 직후 급락으로 이어졌다.
- 대조 사례: 비슷한 시기 상장한 마키나락스·폴레드·코스모로보틱스는 첫날 가격 제한폭(4배)까지 상승,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았던 채비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1만 2,300원)에 확정한 뒤 첫날 +83%.
- 공모가 산정: 2025년 조정 순이익 약 172억 원 ÷ 적용 주식수 1,490만 6,231주 → EPS 산출 → 비교기업(에이유브랜즈·감성코퍼레이션) 평균 PER 21.48배 적용 → 주당 평가가액 2만 4,902원 → 할인율 23.70~13.66% 적용.
- 쟁점: 조정 순이익(172억)은 지배주주 순이익(114억)에 파생상품평가손실·상환전환우선주(RCPS) 이자비용·주식보상비용 등을 가산해 50% 이상 증가한 수치. 비교기업 PER은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 이익 기준 불일치. 지배주주 순이익 단순 적용 시 평가가액은 약 1만 6,433원으로 하락.
- 실적: 2025년 매출 1,178억 원(전년比 +3.6%), 영업이익률 24.75%(2024)→14.19%(2025), 재고자산 268억→135억 원으로 감소. 이재용 회계사(토스 ‘머니그라피’): “2024년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재고자산도 많았다는 것은 생산한 만큼 판매하지 못했다는 의미. 2025년에는 생산량과 재고자산을 동시에 줄인 것으로 보인다”.
- 주관사 반론: 미래에셋 “상장 전후 증시 조정·변동성 영향, 경상적 이익창출력 반영을 위한 조정으로 비교 기준 일관성에 문제없다”. NH “공모가는 수요예측 내역 바탕, 주가는 시장 변동 영향이라 상장 후 주가로 가격발견 실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조정 당기순이익(Adjusted Net Income) — 재무제표상 순이익에서 일회성·비경상 항목을 가감해 기업의 ‘경상적 이익창출력’을 나타내려는 비(非)K-IFRS 지표다. 정의된 기준이 없는 회사·주관사 재량 산출값이므로, 어떤 항목을 가산·차감했는지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상대가치평가(비교기업 PER 평가법) — 사업이 유사한 상장 비교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등 배수를 발행회사 지표에 곱해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방식. 발행회사와 비교기업에 동일한 이익 기준을 적용해야 비교 정합성이 확보된다.
가격발견 기능(Price Discovery) — 대표주관회사가 실사·기업가치 평가와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시장이 수용 가능한 적정 공모가를 찾아내는 기능. 상장 직후 급락이 반복되면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코너스톤 투자자(Cornerstone Investor) — 상장 전에 미리 확약된 물량과 가격으로 청약에 참여하는 앵커 투자자. 공모가 산정 신뢰도를 높이고 상장 후 급락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논의가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 관련 기준 본문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금융투자협회)
공모가 산정방식의 자율화
과거에는 규정에서 공모가 산정방법을 정형화해 규율했으나, 현재는 대표주관회사가 회사의 가치를 가장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분석방법을 사용해 공모희망가격을 단일가가 아닌 가격범위로 제시하도록 자율화되어 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를 감안해 발행회사와 대표주관회사가 협의해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산정방법이 자율화된 만큼 ‘무엇을 이익 기준으로 삼을지’에 대한 판단 책임도 주관사에 있다. 발행회사에는 조정 순이익, 비교기업에는 지배주주 순이익을 적용한 이번 방식이 자율화된 재량의 합리적 범위 안에 있는지가 논쟁의 출발점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19조 (모집 또는 매출의 신고)
증권을 모집·매출하려는 발행인은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신고서에는 모집·매출에 관한 사항과 발행인에 관한 사항, 인수인의 의견(분석기관의 평가의견)이 기재된다.
제125조 (거짓의 기재 등으로 인한 배상책임)
증권신고서·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누락되어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그 증권의 인수인을 포함한 각 호의 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상당한 주의를 했음에도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면 면책된다.
공모가 산정의 전제가 된 이익 기준·비교기업 선정 등은 원칙적으로 평가 방법론의 문제로, 그 자체가 곧 ‘거짓 기재’는 아니다. 다만 조정 내역과 산정 근거가 신고서에 충실히 공시됐는지는 인수인의 상당한 주의의무(due diligence)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축이 된다. 판례는 인수인 책임을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과 조화롭게 해석하고 있다.
K-IFRS 제1032호 (금융상품: 표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분류와 이자비용
금융상품은 계약의 실질에 따라 금융부채·지분상품으로 분류한다(15문단). 발행자에게 현금 등 금융자산을 인도할 계약상 의무가 있으면 지분상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16문단). 투자자에게 상환권이 있는 상환우선주는 통상 금융부채로 분류되며, 이 경우 배당·상환프리미엄이 이자비용으로 당기손익에 반영된다.
조정 순이익에 다시 더해진 ‘RCPS 이자비용’은 회계상 비용으로 순이익을 줄이는 항목이다. 이를 경상적 이익창출력 관점에서 가산하는 것 자체는 실무상 가능하나, 비교기업에는 동일한 가산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정합성 논란의 핵심이다.
K-IFRS 제1102호 (주식기준보상)
주식보상비용의 당기비용 인식
기업이 종업원 등에게 지분상품(주식선택권 등)을 부여하는 주식결제형 주식기준보상거래는 제공받는 용역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그에 상응해 자본을 증가시킨다. 즉 주식보상비용은 손익계산서에서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는 비용이다.
주식보상비용 역시 순이익 차감 항목으로, 조정 순이익 산정 시 되더해졌다. 파생상품평가손실·주식보상비용·RCPS 이자비용이 모두 가산되면서 지배주주 순이익 114억 원이 172억 원으로 커졌고, 여기에 비교기업 PER이 곱해지며 평가가액이 상향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 시사점
- 이익 기준의 일관성이 상대가치평가의 생명 — 발행회사는 조정 순이익, 비교기업은 지배주주 순이익을 적용하면 분자(EPS)만 커지는 비대칭이 발생한다. 동일 기준 적용 시 평가가액이 2만 4,902원에서 약 1만 6,433원으로 낮아진다는 계산이 이 비대칭의 크기를 보여준다. 이경준 에이올자산운용 대표는 “조정 순이익 적용과 비교기업 PER 산정 방식이 맞물리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설계된 점은 다소 무리해 보인다”고 짚었다.
- 조정 순이익의 정보 유용성과 왜곡 가능성은 동전의 양면 — 일회성 항목 제거는 경상 수익력을 보여주는 순기능이 있으나, 정의된 기준이 없어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설계될 여지가 크다. 어떤 항목을, 왜 가감했는지 신고서상 근거의 투명성이 관건이다.
- 성장·수익성 둔화 신호의 반영 여부 — 매출 증가율 3.6%, 영업이익률 24.75%→14.19% 하락, 재고자산 축소 등은 성장세 둔화 국면을 시사한다. 이재용 회계사가 지적한 대로 2024년 생산 초과·재고 누적, 2025년 생산·재고 동시 축소는 판매 압력의 단면일 수 있으며, 이런 흐름이 공모가 상단 확정 과정에서 충분히 보수적으로 검토됐는지가 사후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 상장 첫날 종가부터 이미 공모가 하회 — 시초가 +48%로 출발했지만 첫날 종가는 이미 공모가보다 36% 낮았다. 첫날 4배까지 오른 마키나락스·폴레드·코스모로보틱스, 하단 확정 뒤 +83%로 마감한 채비와 대비된다. 상장 직후 하루의 방향이 시장의 공모가 평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 주관사 가격발견 기능과 책임의 재점검 — 수요예측 흥행(847.76:1)에 기댄 상단 확정과 상장 직후 급락의 괴리는, 공모주 호황기일수록 주관사가 실적 흐름·비교기업 선정·이익 조정을 더 보수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진다. 파두(NH, 2023)·이노스페이스(미래에셋, 2024) 등 반복된 논란도 이 맥락에 있다.
- 투자자의 실사 포인트 — 증권신고서의 ‘인수인의 의견(분석기관 평가의견)’에서 이익 기준·조정 내역·비교기업 선정 근거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공모주 청약 판단의 핵심 체크리스트가 된다.
- 제도적 대응 논의로 확산 — 공모가 뻥튀기·상장 직후 급락 방지책으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이 논의되는 국면에서, 이번 사례는 산정 기준의 정합성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담보할지에 대한 논쟁을 재점화하고 있다.
🔗 원문 보기 — 일요신문 「상장 한 달 만에 ‘5분의 1 토막’…피스피스스튜디오 공모가 산정 적정성 논란」 (박찬웅 기자,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