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빌려줬는데” 10억 날벼락…국세청이 찾아낸 ‘위장 1주택’의 함정

📅 2026.07.07 20:28(수정 22:17) · 경향신문 [경제 일반] (박상영 기자)

💡 핵심 요약

서울에 아파트 두 채를 가진 A씨는 양도차익이 큰 고가 아파트를 팔기 전, 저가 아파트를 모친의 지인 앞으로 넘겨 형식상 1주택자가 된 뒤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노렸다. 그러나 국세청 조사에서 A씨가 지인의 취득세·재산세를 대신 내주고 명의 이전 후에도 그 집에 계속 거주한 사실이 확인돼, 실제 소유는 여전히 A씨에게 남아 있었다. 국세청은 이를 명의만 옮긴 가장매매로 보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적용해 약 1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추징하고, A씨와 거래를 주도한 모친, 명의를 빌려준 지인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 국세청은 7월 7일 초고가 주택 거래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을 조사해 총 318억원을 추징했으며, 이들의 탈루 혐의 금액은 731억원에 달했다.
  • 가장매매 외에도 부모에게서 증여받은 자금을 신고하지 않고 고가 아파트를 사들여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도 확인됐다.
  • 적발된 이들에게는 40%의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가 부과됐고, 조사 대상자와 탈세 가담자 6명은 검찰 고발, 4명은 총 7억원 상당의 벌금액을 통고처분 받았다.
  • 명의신탁 등 부동산실명법 위반이 확인된 20명은 과징금 부과·형사처벌 등 후속 조치를 위해 관할 지자체에 통보됐다.
  • 배경: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세청은 시장 과열 지역에 대한 감시와 세무 검증을 강화해 온 흐름 속에서 이번 조사가 이뤄졌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가장매매(假裝賣買) — 실제로 소유권을 넘길 의사 없이 형식만 매매로 꾸민 거래. 당사자 간 통정에 의한 허위표시로 사법상 무효이며, 세법에서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매매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본래 소유자에게 과세한다.

명의신탁(名義信託) — 실소유자(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의 실질은 그대로 가지면서 등기 명의만 타인(명의수탁자)에게 맡기는 것. 부동산실명법상 원칙적으로 무효이자 금지 대상으로,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따른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 1세대가 국내에 주택 1채만 보유하고 보유·거주 요건 등을 갖춰 양도할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제도. 고가주택 기준금액 초과분 등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통고처분(通告處分) — 원문 본문 정의: “조세범에게 일정 금액의 납부를 통지하고 이를 이행하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제도”. 정식 형사재판 대신 벌금 상당액을 스스로 납부하는 조건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행정처분이다. 이번 조사에서 4명이 총 7억원의 벌금 상당액을 통고처분 받았다.

📚 관련 기준 본문

국세기본법 — 실질과세 원칙

제14조(실질과세) 제1항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名義)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

제14조 제3항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

A씨가 명의만 넘기고 세금 대납·계속 거주로 실질적 지배를 유지한 이상, 저가 아파트의 사실상 귀속자는 여전히 A씨다. 따라서 ‘형식상 1주택’이라는 외관은 부인되고, 실제로는 2주택 상태에서 고가 아파트를 양도한 것으로 보아 비과세가 배제되고 다주택 중과가 적용된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제3조(실권리자명의 등기의무 등) 제1항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5조(과징금) 제1항

명의신탁약정을 위반한 명의신탁자 등에게는 해당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제7조(벌칙)

① 명의신탁자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명의를 빌려준 지인(명의수탁자)과 이를 주도한 A씨·모친(명의신탁자)은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세금 추징과는 별개로 과징금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국세청이 위반자를 관할 지자체에 통보한 것도 이 과징금 부과 절차를 위한 조치다.

국세기본법 —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

제47조의3(과소신고·초과환급신고가산세)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로 과소신고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과소신고 세액의 100분의 10이 아니라 부정행위로 인한 과소신고 세액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한다. (국제거래 부정행위는 60%)

재산 은닉·거래 조작 등 적극적 부정행위가 인정되면 일반 과소신고 가산세(10%)가 아닌 40%의 부당 가산세가 붙는다. 국세청이 A씨 등에게 40% 가산세를 매긴 것은 이 사건을 단순 착오가 아니라 부정행위로 판단했음을 뜻한다. 아울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에 따라 부정행위에 의한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은 10년(상속·증여세 부정행위는 15년)으로 늘어난다.

조세범처벌법 — 조세포탈죄

제3조(조세 포탈 등) 제1항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은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등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등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 포탈세액등이 3억원 이상이고, 그 포탈세액등이 신고·납부하여야 할 세액의 100분의 30 이상인 경우

2. 포탈세액등이 5억원 이상인 경우

제3조 제6항 —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란 이중장부 작성, 거짓 증빙·문서의 작성 및 수취, 재산의 은닉, 소득·수익·행위·거래의 조작 또는 은폐 등으로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를 말한다.

세금 회피를 위해 명의를 위장하고 실소유 사실을 숨긴 행위는 ‘부정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 추징세액이 10억원에 달하므로 제1항 단서 제2호(포탈세액 5억원 이상)의 가중처벌 요건이 적용될 수 있어, 가산세(행정제재)를 넘어 검찰 고발로 이어진 것은 이 조세포탈죄 적용을 염두에 둔 조치다.

🔍 시사점

  1. 형식보다 실질 — 등기 명의를 바꿔도 세금 대납·계속 거주처럼 실질적 지배가 남아 있으면,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원소유자에게 과세된다. 비과세를 ‘만들기’ 위한 명의 이전은 통하지 않는다.
  2. 세금·과징금·형벌의 삼중 부담 — 명의신탁은 양도세 추징에 더해 부동산실명법상 과징금(가액 30% 범위)과 형사처벌, 나아가 조세포탈죄까지 겹쳐 얻는 실익보다 리스크가 훨씬 크다.
  3. 40% 가산세와 부과제척기간의 문턱 — 단순 신고 누락(10%)과 부정행위(40%)의 경계가 핵심이다. 은닉·조작 같은 적극적 행위가 확인되면 가산세율이 네 배로 뛰고, 부과제척기간도 10년(상속·증여세 부정행위는 15년)으로 늘어난다.
  4. 가족·지인 명의의 위험 — 모친의 지인처럼 가까운 사이의 명의 대여라도 명의수탁자 본인이 형사처벌·과징금 대상이 된다. ‘이름만 빌려주는’ 행위의 법적 무게를 가볍게 볼 수 없다.
  5. 감시 강화 흐름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세청은 시장 과열 지역에 대한 감시와 세무 검증을 강화해 왔다. 초고가 주택 거래를 겨냥한 이번 104명 동시 조사도 그 연장선으로, 취득자금 출처·증여 신고·실거주 여부에 대한 검증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6. 통고처분과 검찰 고발의 갈림길 — 이번 사건에서는 4명이 총 7억원 상당액의 통고처분으로 종결됐고, 6명은 검찰에 고발됐다. 통고처분은 일정 금액 납부로 공소를 면할 수 있는 반면, 고발되면 정식 형사재판으로 이어진다. 두 갈래의 기준은 위반의 중대성·고의성·포탈 규모다.
  7. 자진 시정의 가치 — 부정행위가 아닌 착오라면 수정신고·기한 후 신고로 가산세를 상당 부분 감면받을 수 있다. 과세관청이 인지하기 전의 자진 시정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