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T로 읽는 건설업 위기: 미청구공사와 계속기업의 경고음

📅 2026.07.09 05:00 · 이투데이 [부동산·시장동향] (정성욱·박민석 기자) — 「[단독] 장부가 먼저 울린 경고…건설사 4곳 중 1곳 ‘위험 신호’ [멈춘 현장, 다음은 어디上①]」 · Channel5 사전 공개 07.08 17:20

📌 시리즈 「멈춘 현장, 다음은 어디」 (6부작 上편①) — 편집자주: “건설사 도산이 확산하고 있다. 종합건설사 폐업은 21년 내 최다로 치솟았고, 회생을 신청하는 중견 건설사가 줄을 잇는다. 분양 시장이 식고 미분양이 쌓이자 공사비를 떠안은 시공사가 흔들리고, 그 충격은 하청과 자재업체, 수분양자에게로 번진다. 본지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법원 회생 기록, 국토교통부 건설 행정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도산 위험도를 짚고, 멈춰 선 공사 현장을 찾아 피해를 점검하고 대응책을 찾아본다.”

💡 핵심 요약

이투데이가 2025년 시공능력평가 토목건축 300위 이내 종합건설사 가운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재무제표를 제출한 239곳의 감사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재무자료가 확인된 186곳 중 50곳(26.9%)이 ‘경계’ 이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자보상배율·부채비율·영업자산 회전율·영업활동현금흐름 4개 지표를 점수화한 이 잣대를 과거 도산한 종합건설사의 직전 감사보고서에 적용하자 78%가 ‘경계’ 이상으로 나타나, 실제 부실을 약 1년 앞서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위험군 22곳은 전원 비상장사여서 신용등급이나 주가를 통한 시장 감시 밖에 있었고, 이 중 8곳은 4개 지표 모두 최하위 구간에 해당해 위험점수 100점, 5곳은 완전자본잠식, 6곳은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 합계가 자기자본의 10배를 넘어섰다.

  • 분석 대상 — 시공능력평가 300위 이내 외부감사 대상 종합건설사 239곳, 자회사 실적에 본체 부실이 가려지지 않도록 연결이 아닌 별도재무제표 기준. 회생·워크아웃 절차 확인 8곳은 본표에서 제외. 동명이인 법인 오분류는 대한건설협회 시공능력평가 원본 명단 1만 4,234곳의 대표자·소재지와 대조해 정정.
  • 평가 지표·배점 —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건설업 평가방법론을 적용한 4개 지표로 0~100점 산출. 75점 이상 ‘위험’, 55점 이상 ‘경계'(과거 도산 건설사 78%가 도산 1년 전 서 있던 구간), 35점 이상 ‘주의’. 한신평은 균등 가중, 나이스는 이자보상배율 최대 가중. 두 방법론의 위험 명단 일치율 96%.
  • 자본잠식 처리 — 자본잠식 기업은 다른 지표와 무관하게 ‘위험’으로 분류.
  • 사후 검증 — 법원 회생절차·워크아웃 개시가 확인된 9곳의 절차 진입 직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도산 1년 전’ 장부로 삼아 채점 → 78%가 ‘경계’ 이상.
  • 현실화된 부실 — 위험군 영무토건(2025년 9월 회생 개시), 유탑건설(2026년 6월 회생 개시), 경계 등급 홍성건설(2026년 4월 회생계획 인가). 직전 감사보고서에서 영업손실·자본잠식·감사의견 거절 징후 확인.
  • 구조조정 속도 — 2026년 1~5월 법원 회생·파산 공고 2,787건 중 회생 절차 확인 종합건설사 155곳(시평 300위 이내 16곳).
  • 폐업 최다 — 2005~2025년 KISCON 폐업·등록 공고 19만여 건 분석 결과, 2025년 종합건설업 폐업 675건으로 21년간 최다. 실질 폐업 574건은 저축은행 사태기인 2011년 대비 +37%, 신규 등록(525건)을 2년 연속 상회.
  • 수도권도 예외 아님 — 위험군 22곳 본사는 광주·부산·서울·경기 분포. 수도권 본사만 10곳.
  • 신평사 관계자 코멘트 — “건설사 부실은 유동성 문제에서 먼저 신호가 나타난다. 이자보상배율이나 부채비율뿐 아니라 단기 상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핵심”

📖 알아두면 좋은 용어

미청구공사(계약자산) — 진행기준으로 수익은 이미 인식했으나 발주처에 아직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금액. 회수가 시간의 경과 외의 조건에 달려 있어 확정된 채권(수취채권)이 아니며, 발주처와 공사비 증액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그대로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건설사 부실의 대표적 선행 신호로 읽히는 이유다.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1 미만이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외부감사법령상 감사인 지정 사유 판단에도 활용되는 대표적 재무건전성 지표다.

완전자본잠식 — 누적된 결손금이 납입자본을 모두 잠식해 자기자본이 0 이하가 된 상태. 회계상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초래하는 전형적 상황으로, 감사인의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판단이 뒤따른다.

📚 관련 기준 본문

K-IFRS 제1115호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문단 105 (계약자산·계약부채·수취채권의 표시)

계약당사자 중 어느 한 편이 계약을 수행했을 때, 기업이 수행한 정도와 고객의 지급과의 관계에 따라 그 계약을 계약자산이나 계약부채로 재무상태표에 표시한다. 대가를 받을 무조건적인 권리는 수취채권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문단 107 (계약자산)

기업이 고객에게 재화나 용역을 이전하는 수행의무를 이행할 때, 고객이 대가를 지급하기 전이거나 지급기일이 되기 전이라면 그 계약을 (수취채권으로 표시한 금액이 있다면 이를 제외하고) 계약자산으로 표시한다. 계약자산은 기업이 고객에게 이전한 재화나 용역에 대한 대가를 받을 권리이며 그 권리에 시간의 경과 외의 조건이 있는 자산이다.

문단 108 (수취채권)

계약에 대한 기업의 권리 중 대가를 받을 무조건적인 권리는 수취채권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시간이 지나면 대가를 지급받기로 한 때가 되는 경우에 대가를 받을 권리는 무조건적이다.

건설사가 흔히 쓰는 ‘미청구공사’는 옛 K-IFRS 제1011호(건설계약)의 표시 항목이지만, 현행 기준에서는 위 문단 107의 계약자산에 대응한다. 무조건적 권리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분석에서 위험군 22곳 중 6곳의 미청구공사·공사미수금이 자기자본의 10배를 넘었다는 것은, 확정되지 않은 회수 권리가 자본을 압도하는 규모로 쌓여 있다는 뜻이다. 발주처와의 정산 분쟁이나 미분양 장기화 한 번에 자본이 통째로 날아갈 수 있는 구조다.

K-IFRS 제1001호 「재무제표 표시」

문단 25 (계속기업)

경영진은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경영진이 기업을 청산하거나 경영활동을 중단할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청산 또는 경영활동의 중단 외에 다른 현실적 대안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계속기업을 전제로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과 관련된 중요한 불확실성을 알게 된 경우, 경영진은 그러한 불확실성을 공시하여야 한다.

문단 26

재무제표가 계속기업의 기준하에 작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사실과 함께 재무제표가 작성된 기준 및 그 기업을 계속기업으로 보지 않는 이유를 공시하여야 한다.

계속기업 존속능력의 1차 평가 책임은 감사인이 아니라 경영진에게 있다. 이번 분석에서 최고 위험군 22곳 중 5곳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는 점은, 문단 25가 말하는 ‘유의적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 이미 장부에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들이 전원 비상장사여서, 그 공시가 시장의 실시간 감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회계감사기준서 570 「계속기업」

문단 6 (감사인의 목적)

감사인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a)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경영진이 사용한 회계의 계속기업전제가 적합한지 여부에 대하여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고 이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 (b) 입수한 감사증거를 근거로, 기업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과 관련하여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 (c) 감사보고서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하는 것.

문단 A3 (재무적 징후 예시)

순부채 또는 순유동부채 상태, 만기가 임박한 고정기한부 차입금에 대해 현실적인 상환 또는 조기연장 전망이 없음, 영업활동에서의 부(-)의 현금흐름, 재무제표나 예상 재무정보에 나타난 주요 재무비율의 악화, 상당한 규모의 영업손실 또는 영업활동에 사용되는 자산가치의 유의적 하락, 배당금 지급의 연기 또는 중단 등.

문단 22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공시가 적절한 경우)

재무제표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적절히 공시된 경우, 감사인은 적정의견을 표명하여야 하며,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제목의 별도 단락을 감사보고서에 포함하여야 한다.

이투데이가 사용한 4개 지표는 우연히 고른 것이 아니다. 이자보상배율·부채비율은 문단 A3의 ‘주요 재무비율 악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활동에서의 부(-)의 현금흐름’에 그대로 대응한다. 즉 이 기획은 감사인이 계속기업 위험평가절차에서 실제로 들여다보는 항목을, 감사보고서 원문을 통해 외부에서 재현한 셈이다. 78%라는 사후 검증 적중률은 기준서가 지목하는 징후가 실증적으로도 유효함을 보여준다. 다만 문단 22의 별도 단락은 적정의견과 병기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적정의견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위험이 없다고 읽어서는 안 된다.

회계감사기준서 705 「독립된 감사인의 보고서에 대한 의견변형」

문단 10 (의견거절)

감사인은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어, 발견되지 않은 왜곡표시가 재무제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중요하며 동시에 전반적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 의견을 거절하여야 한다.

문단 19 (의견거절 시 감사보고서 기술)

감사인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어 의견을 거절하는 경우, 감사인은 다음 사항을 기술하여야 한다. (a) 감사인은 별첨된 재무제표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지 아니함. (b) 의견거절근거 단락에 기술된 사항의 유의성 때문에, 감사인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음.

기사는 회생에 들어간 건설사들의 직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이 확인됐다고 전한다. 의견거절은 감사인이 회사를 부실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판단할 증거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는 선언이다. 미청구공사의 회수가능성, 관계사 대여금, PF 우발채무처럼 건설업 특유의 항목은 증거 확보 자체가 어려운 영역이어서, 의견거절은 사실상 도산 직전 신호로 기능해 왔다. 비상장 건설사는 상장폐지 압력이 없어 의견거절이 나와도 시장이 즉각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기획의 문제의식과 맞닿는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3조 제1항 (시공능력의 평가 및 공시)

국토교통부장관은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건설사업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그 건설사업자의 건설공사 실적, 자본금, 건설공사의 안전·환경 및 품질관리 수준 등에 따라 시공능력을 평가하여 공시하여야 한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23조 제7항·제8항

공시 이후 시공능력의 평가를 받은 건설사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시공능력을 재평가할 수 있다. 1. 부도가 발생한 경우 2.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이 있는 경우 3.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공동관리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제8항) 해당 연도 1월 1일부터 공시일 전까지 위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건설사업자의 경영평가액은 0에서 공사실적평가액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한다.

시공능력평가는 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를 합산한 발주자용 지표이지, 도산 위험을 알리는 신용정보가 아니다. 부도나 회생 개시가 ‘발생한 뒤에야’ 경영평가액을 깎도록 설계되어 있어 구조적으로 사후적이다. 시평 100위권 업체가 최고 위험군에 포함됐다는 이번 결과는, 시평 순위와 재무 건전성이 별개의 축임을 보여준다.

🔍 시사점

  1. 감사보고서는 신용평가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비상장 건설사에는 신용등급도 주가도 없지만, 외부감사법상 감사보고서는 DART에 공시된다. 이투데이는 이 유일한 공개 원천에 신평사 방법론을 이식해 78%의 사후 적중률을 얻었다. 감사보고서 원문을 정형 데이터로 다루는 순간,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가 좁혀진다는 실증이다.
  2. 별도재무제표 선택은 방법론의 핵심이었다. 연결기준을 썼다면 자회사 실적이 시공 본체의 부실을 희석했을 것이다. 지주·시행·시공이 얽힌 건설 그룹 구조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법인 단위를 짚으려면 별도재무제표가 옳다. K-IFRS 제1027호 별도재무제표의 정보 유용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3. 미청구공사는 자산이 아니라 조건부 권리다. 자기자본의 10배를 넘는 미청구공사·공사미수금은, K-IFRS 제1115호 문단 107이 말하는 ‘시간의 경과 외의 조건’이 붙은 권리가 자본의 열 배라는 뜻이다. 손상(K-IFRS 제1109호 준용) 인식 시점이 조금만 앞당겨져도 자본잠식으로 직행한다. 재무제표 이용자는 미청구공사 잔액의 절대 규모보다 자기자본 대비 배수를 먼저 봐야 한다.
  4. ‘적정의견’은 안전 신호가 아니다. 감사기준서 570 문단 22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해도 공시가 적절하면 적정의견을 표명하도록 요구한다. 실제로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의 후속 상장폐지·비적정의견 비율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현저히 높다는 것이 금감원의 반복된 지적이다. 감사의견 한 줄이 아니라 강조사항·계속기업 단락·주석을 함께 읽어야 한다.
  5. 규제 지표와 위험 지표의 시차가 문제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제23조는 부도·회생 개시가 ‘발생한 뒤’ 경영평가액을 조정한다. 반면 재무지표는 그보다 1년 앞서 경고를 낸다. 발주자·하도급사·수분양자가 시평 순위만 보고 상대를 고르는 한, 이 시차는 그대로 피해로 전이된다. 시평 산정에 계속기업 불확실성 기재 여부나 감사의견 변형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6. 비상장 부실의 파급 경로를 봐야 한다. 위험군 22곳이 전원 비상장이라는 사실은 ‘주가로 손실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일 뿐, 손실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손실은 하도급 대금 미지급, 자재업체 매출채권 부실, 분양보증 대위변제, 수분양자 입주 지연이라는 장부 바깥의 경로로 실현된다. 위험군 본사 10곳이 수도권에 있다는 점은, 지방 사업장의 부실이 이미 수도권 법인의 재무제표를 통과해 흐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7. 유동성은 재무비율보다 먼저 온다. 신평사 관계자가 짚었듯 “건설사 부실은 유동성 문제에서 먼저 신호가 나타난다”는 관측은, 이자보상배율·부채비율 같은 손익·구조 지표보다 단기 상환 부담(만기 도래 차입금·유동비율·현금성자산 비중)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후속편(②)이 예고한 ‘빚을 바꾸고 땅값을 올려 만든 자본’과 겹쳐 읽으면, 회계처리의 후행성이 위험을 어떻게 늦게 드러내는지가 보인다.
📌 시리즈 예고(上편) — ② 무너진 건설사는 장부를 다시 쓴다…빚 바꾸고 땅값 올려 만든 ‘자본’ / ③ [르포] 미분양의 두 얼굴…불 꺼진 입주단지, 무너진 원청 / ④ 국가 보증서 믿었다가 벼랑 끝…돌아오지 않는 보증금 / ⑤ 중소 하청 폐업 12년 만에 최대…사각지대에 놓인 기업들 / ⑥ 헛도는 PF·재고매입 대책…지방 건설 살릴 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