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시가 합병의 종말: 계열사 합병 시 DCF·외부평가 무게감 극대화된다

📅 2026년 8월 6일 |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핵심 요약

기업 합병 시 합병가액을 기준시가(주가)가 아니라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종합한 ‘공정가액’으로 정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심의만 남겨두었다. 2024년 두산그룹 구조개편(두산밥캣 사례)에서 소멸회사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소액주주 불만이 촉발한 이른바 ‘두산밥캣 방지법’으로, 상장사 이사회는 합병 목적·기대효과·가액 적정성 의견서를 공시하고 계열사 간 합병은 감사·감사위원회가 외부평가기관을 선정하도록 했다. 위반 시 금융위가 정정명령·임원 해임 권고·증권발행 제한 등을 내릴 수 있으며, 다만 의원 발의안에 있던 손해배상 책임·모회사 주주 공모주 우선배정은 대안에서 빠졌다.

  • 핵심 변경: 합병가액을 기준시가 → 공정가액(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 종합)으로 산정 / 정무위원장 대안으로 법사위 통과, 이달 본회의만 남음(2024년 상정 후 2년 만)
  • 이사회 의무: 합병 목적·기대효과·가액 적정성 의견서 작성·공시
  • 계열사 간 합병: 외부평가기관을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선정, 합병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 공시
  • 제재: 위반 시 금융위 정정명령·임원 해임 권고·증권발행 제한 / 세부 요건·공시·외부평가기관 범위·평가 업무제한 등은 대통령령 위임
  • 대안서 제외: 투자자 손해배상 책임, 모회사 주주 공모주 우선배정 / 계기: 2024년 두산 구조개편(‘두산밥캣 방지법’) / 미·영·일은 합병가액·비율을 회사 자율 판단에 위임

확정 전 단계다. 법사위(정무위원장 대안) 통과 후 본회의 심의가 남아 있으며, 통과·시행 시점과 세부(대통령령)는 이후 확정된다. 앞선 정무위 논의 단계에서는 ‘공정가액이 순자산가치보다 낮지 않도록 순자산가치를 하한으로 삼는’ 조항도 거론됐으나, 최종 법사위 통과안의 포함 여부·형태는 확정 법문으로 확인이 필요하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합병가액·합병비율 : 합병 시 각 회사의 가치를 매긴 값이 합병가액이고, 이를 비교해 소멸회사 주주가 존속회사 주식을 몇 주 받을지 정하는 교환 비율이 합병비율이다. 소멸회사가 저평가되면 그 주주가 받을 주식이 줄어든다.
  • 기준시가 vs 공정가액 : 기준시가는 일정 기간 주가 평균으로 기계적으로 산정하는 방식, 공정가액은 자산가치·수익가치·시너지 등을 종합해 내재가치를 반영하려는 방식이다.
  • 외부평가기관 :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회계법인·신용평가사 등. 개정안은 계열사 간 합병에서 그 선정 주체를 경영진이 아닌 감사·감사위원회로 못박아 독립성을 높였다.

📚 관련 기준 본문

1. 자본시장법 제165조의4 — 합병 등의 가액 산정

합병가액의 산정 기준(개정)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을 하는 경우 그 가액은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한 공정한 가액으로 결정한다. (개정 전에는 시행령에 따라 기준시가(일정 기간 주가 평균)를 기준으로 일률 산정하였다.)

👉 사건 연결: 개정의 핵심이다. 기준시가는 계산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평가된 소멸회사의 내재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그 주주가 손해를 볼 수 있었다. 시너지·경영진 자질 같은 무형가치까지 담는 공정가액으로 전환해, 두산밥캣 사례처럼 시가 저평가가 곧 주주 손해로 직결되던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다.

2. 자본시장법 개정안 — 이사회 의견서 공시와 외부평가

이사회 의견서와 계열사 합병 외부평가기관 선정

상장법인의 이사회는 합병 등의 목적·기대효과 및 가액의 적정성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공시하여야 한다.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외부평가기관은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선정하고, 합병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를 공시하여야 한다.

👉 사건 연결: 공정가액은 평가에 재량이 크므로, 그 재량을 견제하는 절차적 장치가 함께 도입됐다. 이사회가 가액 적정성에 대해 책임 있는 의견을 공시하게 하고, 이해충돌이 큰 계열사 합병에서는 외부평가기관 선정 권한을 경영진에서 감사·감사위로 옮겼다. 앞서 상법 개정(이사의 주주충실의무)과 같은 방향의 지배구조 견제 강화다.

3. K-IFRS 제1113호 · 제1103호 — 평가 방법론(단, ‘공정가액’과는 별개 개념)

자산가치·수익가치(DCF)·시장가치의 종합

기업가치 평가는 자산가치(순자산), 수익가치(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 DCF), 시장가치(시가·유사기업 비교) 등을 활용하며, 상황에 적합하고 관측가능한 투입변수를 최대화하는 방법으로 산정한다(제1113호). 사업결합의 이전대가·식별가능 순자산도 공정가치로 측정한다(제1103호).

👉 사건 연결: 자본시장법상 합병가액 ‘공정가액’은 합병비율 산정을 위한 법 개념으로, 회계기준상 ‘공정가치'(제1113호)·사업결합 회계(제1103호)와는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제도다. 다만 실무 평가방법론(자산·수익·시장가치의 종합)은 공유한다. 특히 수익가치(DCF)는 앞서 두산 언아웃·회생기업 계속기업가치에서 보았듯 할인율·현금흐름 가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평가 방법의 재량이 커지는 만큼, 외부평가의 독립성과 가정의 합리성이 합병가액 신뢰의 관건이 된다.

🔍 시사점

  1. 시가의 한계를 인정하다 : 주가가 항상 내재가치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저평가된 소멸회사가 시가로 합병되면 그 주주가 손해를 보는 구조를, 공정가액 전환으로 바로잡으려는 입법이다.
  2. 명확성과 재량의 맞교환 : 기준시가는 계산이 명확했지만 획일적이었고, 공정가액은 실질을 반영하지만 재량이 크다. 그래서 이사회 의견서·외부평가 독립성이라는 절차적 통제가 함께 도입됐다.
  3. 평가의 독립성이 핵심 : 계열사 합병에서 외부평가기관을 감사·감사위가 선정하도록 한 것은 이해충돌 차단의 요체다. 평가자가 경영진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공정가액이 실제로 공정해진다.
  4. DCF 가정이 결과를 좌우 : 수익가치 산정에서 할인율·현금흐름 가정에 따라 가액이 크게 달라진다. 회생기업·언아웃 사례에서 보았듯, 평가 방법의 재량은 곧 가정의 합리성 검증 부담으로 이어진다.
  5. 제재는 있으나 사적 구제는 빠져 : 금융위 행정제재는 담겼지만 손해배상 책임·공모주 우선배정은 대안에서 제외됐다. 소액주주의 사후 사적 구제 수단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남는다.
  6. 지배구조 개혁의 연장선(단, 확정 전) : 상법 이사충실의무 확대, PBR 0.8배법, 상장폐지 개혁에 이어 합병가액 규율까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흐름이 이어진다. 다만 본회의 통과 전이라 세부(대통령령 포함)는 확정 시 재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