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8월 8일 | 인베스트조선 (박미경 기자)
💡 핵심 요약
회계법인의 AI 도입은 이제 필수가 됐지만, 그 속도와 방향은 규모에 따라 갈리고 있다. 대형 4대 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은 글로벌 플랫폼과 보안 규정의 틀 안에서 신중하게 움직이는 반면, 비상장·중소기업 고객이 많아 보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견 법인은 감사보수 경쟁과 인건비 상승 속에 AI를 생존 전략으로 삼아 더 빠르게 내재화하고 있다. 다만 최종 검증 단계에서 오히려 인력·시간이 더 들어 AI 구축 비용과 낮아진 감사보수 사이의 괴리가 커, 단기 비용 절감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형사 AI: 삼일 ‘AI 어카운턴트‘(회계·세무 특화 생성형+문서처리 자동화) / 삼정 ‘KPMG 클라라‘+생성형AI·감사자료 검색 ‘오딧세이(AuditSay)‘ / 한영 ‘EY 캔버스‘+AI에이전트·EYQ / 안진 ‘옴니아‘+에이전틱 AI
- 대형사 제약: 글로벌 네트워크가 설계·배포 → 국내 법인이 기능 확장·국내 고객 데이터 학습 어려움 / 보안·정보유출 리스크가 우선
- 감독 신호: 금감원, 6월 회계업계 간담회에서 감사정보 외부 유출 관리·비용절감 효과 검증 당부
- 수익성 회의론: “최종 검증 단계에서 오히려 인력·시간 증가” / AI 구축비용 vs 감사보수 하락 괴리로 단기 절감 불확실
- 중견사: AI가 선택 아닌 생존 / 고객이 비상장·중소기업(상품·매출·생산 데이터 중심)이라 보안 부담↓ → 활용·발전 속도 빠름 / “인건비 절감이 곧 수익성”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디지털 감사 플랫폼 : 감사 절차·조서·위험평가를 전산화한 통합 시스템(EY 캔버스, KPMG 클라라, 딜로이트 옴니아 등). 최근 여기에 생성형·에이전틱 AI 기능이 얹히며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 에이전틱 AI : 단순 응답을 넘어 목표에 따라 여러 단계 작업을 스스로 수행·판단하는 AI. 감사에서는 위험 식별·절차 자동화 등에 적용되나, 그 판단의 검증 책임은 여전히 감사인에게 있다.
- 감사보수 : 감사인이 감사 업무의 대가로 받는 보수. 경쟁 심화로 보수가 하락하면 AI 구축 비용을 상쇄하기 어려워, 중견 법인일수록 인건비 절감이 수익성과 직결된다.
📚 관련 기준 본문
1. 품질관리기준서 제1호(ISQM 1) — AI 등 기술적 자원의 관리
자원(기술적 자원)에 관한 품질목표
회계법인은 품질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적 자원을 적절히 확보·개발·사용·유지하여야 하며, 이러한 자원의 사용이 품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품질위험을 식별·평가하고 대응하여야 한다.
👉 사건 연결: AI 감사 플랫폼은 품질관리시스템이 관리해야 할 ‘기술적 자원’이다. 대형사가 글로벌 본사의 설계·보안 규정 틀 안에서 신중히 움직이는 것은, 자원 도입에 따른 품질위험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도구 도입 속도가 빠를수록 그 검증·통제 체계가 함께 갖춰졌는지가 관건이 된다.
2. 회계감사기준서(KSA) 500 · 200 — 감사증거와 감사인의 최종 판단
정보의 신뢰성, 전문가적 의구심과 전문가적 판단
감사인은 감사증거로 사용하는 정보의 목적적합성과 신뢰성을 평가하여야 하며(KSA 500), 감사 전 과정에서 전문가적 의구심(professional skepticism)을 유지하고 전문가적 판단(professional judgment)을 수행하여야 한다(KSA 200). 자동화된 도구·기법을 사용하더라도 이러한 감사인의 의구심과 판단이 대체되지는 않는다.
👉 사건 연결: “최종 검증 단계에서 오히려 인력·시간이 더 든다”는 현장 목소리가 이 원칙을 방증한다. AI가 초안을 빠르게 만들어도, 그 산출물의 신뢰성을 감사인이 직접 검증하고 전문가적 의구심으로 되짚어야 하는 책임은 줄지 않는다. 자동화가 검증 부담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기에 단기 비용 절감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3. 공인회계사법 제20조 · 외부감사법 — 비밀엄수의무
감사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의 보호
공인회계사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공인회계사법 제20조 비밀엄수). 감사인은 고객의 재무·기업 정보를 취급할 때 그 기밀성을 유지하여야 하며, 정보처리 과정에서도 유출 방지를 위한 관리가 요구된다.
👉 사건 연결: 상용 AI에 민감한 고객정보를 함부로 입력할 수 없다는 현장 인식은 이 비밀엄수의무에서 비롯된다. 대형사가 국내 고객 데이터를 별도 학습시키기 어려운 것도 정보유출 리스크 때문이다. 금감원이 감사정보 외부 유출 관리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안이 AI 활용 속도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다. 특히 외부 생성형 AI에 감사 자료를 입력하는 순간 정보가 외부 서버로 넘어갈 수 있어, 대형사가 폐쇄형 사내 플랫폼을 고수하는 이유가 된다.
🔍 시사점
- 데이터 성격이 속도를 가른다 : 개인정보·상장사 민감정보를 다루는 대형사는 신중할 수밖에 없고, 상품·매출·생산 데이터 중심의 중견사는 보안 부담이 적어 빠르다. AI 도입 속도는 기술력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의 성격이 좌우한다.
- 검증 책임은 줄지 않는다 : AI가 초안을 만들어도 감사인의 최종 검증·전문가적 의구심은 대체되지 않는다. 오히려 검증 단계에서 인력·시간이 더 들 수 있어, 자동화가 곧 비용 절감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 보수 하락과 구축비용의 괴리 : 감사보수는 낮아지는데 AI 구축·검증 비용은 크다. 이 괴리가 단기 수익성 개선을 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투자 회수 기간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 보안이 최우선 제약 : 감사는 고객의 민감정보를 다루는 업무여서 비밀엄수의무가 AI 활용의 상한을 정한다. 금감원의 유출 관리 당부처럼, 보안 통제 없이는 효율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 중견사의 생존 승부수 : 브랜드·글로벌 네트워크가 없는 중견사에는 생산성이 곧 경쟁력이다. AI 내재화 속도가 생존을 좌우하지만, 빠른 도입이 품질관리·검증 체계와 균형을 이뤄야 지속가능하다.
- ‘각자도생’의 함의 : AI가 업계를 하나의 방향으로 몰아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규모별로 전략이 갈린다. 획일적 정답이 없는 만큼, 각 법인의 고객 구성·리스크에 맞는 통제 설계가 관건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