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 20% 육박…비은행권 대출 비중 42% 돌파

📅 2026년 9월 22일 | 이투데이

“빚진 자는 채주의 종이 되느니라.”

— 「잠언」 22장 7절

💡 핵심 요약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돈 외감기업 비중이 19.1%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 이런 숫자도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13.6배. 두 숫자는 모순이 아니다. 평균이 반도체 대기업 쪽으로 끌려간 결과이고, 1분기에 이자를 못 갚은 기업은 46.3%다. 그리고 이 지표를 읽을 때 알아 둘 것이 하나 더 있다. 분자인 영업이익은 국제회계기준 본문에 없는 항목이고, 분모인 이자비용은 회계정책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

  • 한계기업 비중: 2025년 말 기준 외감기업 중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이 기업 수 기준 19.1%(전년 17.1%, +2.0%p)
  • 여신 쏠림: 전체 외감기업 여신 중 한계기업 여신 비중 15.6% → 21.2%(+5.6%p) / 중소기업 19.2% → 28.9%(+9.7%p), 대기업 14.0% → 18.2%(+4.2%p)
  • 제2금융권 집중: 비은행권 여신 중 한계기업 여신 비중 16.6% → 27.0%(+10.4%p) / 한계기업이 진 전체 금융권 빚 중 비은행권(상호금융·저축은행·여전사 등) 비중 42.2%
  • 업종별: 석유화학 14.0% → 36.1%(2.6배) / 부동산 43.5%, 숙박음식 45.8%
  • 체력: 한계기업 유동비율 77.2%(적정 기준선 100%) / 현금성 자산 비중 6.6%로 비한계기업(11.0%)의 6할 수준 / CP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 상승으로 차환 리스크 확대
  • 양극화: 2026년 1분기 전체 기업 평균 이자보상배율 13.6배(전년 동기 5.2배)인데,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46.3% / 한은은 평균 개선을 반도체 대기업에 따른 착시로 진단
  • 한은 진단: 한계기업 중 부실위험기업으로 분류되는 비중(38.0%)은 하락세 / 금리 인상 효과가 1년 안팎의 시차를 두고 연체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 / 장정수 부총재보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유도하되 정상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병행을 강조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1보다 작으면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못 갚는다는 뜻이다. ‘보상(補償)’은 메운다는 의미이며, 간혹 보이는 ‘이자배상비율’은 잘못된 표기다.
  • 적격자산 : 의도된 용도로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자산. 이 자산을 만드는 데 직접 쓴 차입금의 이자는 비용이 아니라 자산 원가에 들어간다.
  • 재무약정(covenant) : 대출 계약에서 차주가 지키기로 한 재무비율 등의 조건. 이를 어기면 대여자가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그 경우 장기차입금이 회계상 유동부채로 옮겨 간다.

📚 관련 기준 본문

※ 아래 인용 상자는 기준서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요건을 풀어 정리한 요약이다.

1. K-IFRS 제1001호 문단 82·한138.2 — 분자와 분모의 출처가 다르다

영업이익은 한국이 되살려 놓은 항목이다

당기손익 부분이나 손익계산서에는 다음 금액을 표시하는 항목을 포함한다. ⑴ 수익, ⑵ 금융원가, ⑶ 관계기업·공동기업 당기순손익에 대한 지분, ⑷ 법인세비용, 중단영업 단일금액 등(문단 82). 한편 기업은 수익에서 매출원가 및 판매비와관리비를 차감한 영업이익(또는 영업손실)을 포괄손익계산서에 구분하여 표시한다. 다만 영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경우나 비용을 성격별로 분류하는 경우에는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차감한 영업이익을 구분 표시할 수 있다(문단 한138.2). 영업이익 산출에 포함된 주요항목과 그 금액은 본문에 표시하거나 주석으로 공시한다(문단 한138.3).

👉 사건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 ÷ 이자비용이다. 그런데 두 숫자의 지위가 다르다. 분모인 금융원가는 문단 82가 요구하는 국제기준의 필수 표시 항목이다. 반면 분자인 영업이익은 국제기준 본문에 없다. 문단 번호에 ‘한’이 붙은 것이 그 표시다. 한138.2는 한국이 별도로 추가한 문단이고, 영업이익의 정의도 여기서 “수익 − 매출원가 − 판매비와관리비”로 못박았다. 국제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영업이익이라는 줄이 사라지므로, 지표 자체를 계산할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이 비율이 한국 특유의 공시 규정 위에 서 있다는 점은 알아 둘 만하다. 출처: 회계위키 제1001호 문단 한138.2.

2. K-IFRS 제1023호 문단 5·8 — 분모는 자산 속으로 숨을 수 있다

차입원가 자본화

차입원가는 자금의 차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이자 및 기타 원가이고, 적격자산은 의도된 용도로 사용(또는 판매) 가능하게 하는 데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하는 자산이다(문단 5). 적격자산의 취득, 건설 또는 생산과 직접 관련된 차입원가는 당해 자산 원가의 일부로 자본화하여야 한다. 기타 차입원가는 발생기간에 비용으로 인식하여야 한다(문단 8).

👉 사건 연결: 문단 8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건물을 짓거나 선박을 만드는 동안 그 사업에 직접 쓴 차입금의 이자는 비용이 아니라 자산의 원가가 된다. 손익계산서상 이자비용이 그만큼 줄어들므로 이자보상배율은 좋아 보인다. 실제로 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은 똑같은데 지표만 나아지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부동산 43.5%, 석유화학 36.1% 같은 업종 수치를 볼 때 이 조문을 겹쳐 읽어야 한다. 장기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기업은 자본화 덕에 아직 한계기업으로 분류되지 않았을 수 있고, 프로젝트가 끝나 자본화가 멈추는 시점에 이자비용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지표의 악화가 사업의 악화보다 늦게 온다. 출처: 회계위키 제1023호 문단 8.

3. K-IFRS 제1116호 문단 38·49 — 임차료는 둘로 쪼개진다

분자도 오르고 분모도 오른다

리스이용자는 리스개시일 후에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와, 리스부채 측정치에 포함되지 않는 변동리스료를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문단 38). 포괄손익계산서에서 리스이용자는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을 사용권자산의 감가상각비와 구분하여 표시한다. 이 이자비용은 제1001호 문단 82⑵가 구분 표시를 요구하는 금융원가의 구성 항목이다(문단 49).

👉 사건 연결: 과거 운용리스로 처리됐던 임차료는 통째로 영업비용이었다. 지금은 사용권자산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 이자비용으로 나뉘고, 문단 49에 따라 이자 쪽은 금융원가에 들어간다. 이자보상배율에 미치는 영향은 양방향이다. 임차료가 영업비용에서 빠지면서 분자인 영업이익은 커지고, 리스 이자가 더해지면서 분모인 이자비용도 커진다. 점포 임차가 사업의 핵심인 업종에서 효과가 가장 크다. 보고서가 짚은 숙박음식 45.8%를 읽을 때, 그 숫자가 차입금 이자만의 결과가 아니라 임차 구조가 회계에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업종 간 비교에서 특히 조심할 지점이다. 출처: 회계위키 제1116호 문단 49.

4. K-IFRS 제1001호 문단 69·74 — 유동비율 77.2%는 더 나빠질 수 있다

약정을 어기면 장기부채가 유동으로 옮겨 온다

부채는 ⑴ 정상영업주기 내에 결제될 것으로 예상하거나, ⑵ 주로 단기매매 목적으로 보유하거나, ⑶ 보고기간 후 12개월 이내에 결제하기로 되어 있거나, ⑷ 보고기간말 현재 12개월 이상 결제를 연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유동부채로 분류한다(문단 69). 보고기간말 이전에 장기차입약정의 약정사항을 위반했을 때 대여자가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채무는, 보고기간 후 재무제표 발행승인일 전에 대여자가 상환을 요구하지 않기로 합의하더라도 유동부채로 분류한다(문단 74). 다만 대여자가 보고기간말 이전에 1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합의하고 그 기간 내 위반을 해소할 수 있다면 비유동부채로 분류한다(문단 75).

👉 사건 연결: 문단 74는 냉정하다. 결산일 이전에 약정을 어겼다면, 결산 후 은행이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해도 그 차입금은 유동부채다. 판정 기준이 보고기간말 현재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한계기업의 유동비율이 이미 77.2%라는 것은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4분의 3에 못 미친다는 뜻인데, 여기에 약정 위반이 겹치면 장기차입금이 유동으로 넘어와 비율이 단숨에 더 내려간다. 이자를 3년 연속 못 갚는 기업은 대개 이자보상배율이나 부채비율 관련 약정을 함께 걸고 있다. 그래서 이 지표들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가 회계적으로 따라 무너지는 구조다. 출처: 회계위키 제1001호 문단 74.

5. K-IFRS 제1007호 문단 6·7 — 현금성자산 6.6%가 뜻하는 것

3개월이라는 선, 그리고 사용제한

현금은 보유 현금과 요구불예금이며, 현금성자산은 유동성이 매우 높은 단기 투자자산으로서 확정된 금액의 현금으로 전환이 용이하고 가치변동 위험이 경미한 자산이다(문단 6). 현금성자산은 투자 목적이 아닌 단기의 현금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유하며, 투자자산은 일반적으로 취득일로부터 만기일이 3개월 이내인 경우에만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된다(문단 7).

👉 사건 연결: 보고서가 한계기업의 현금성 자산 비중을 6.6%로 제시한 것은 이 정의에 따른 숫자다. 즉 3개월 안에 쓸 수 있는 돈이 자산의 6.6%뿐이라는 뜻이다. 비한계기업 11.0%의 6할 수준이다. 여기에 보고서가 함께 지적한 CP 등 시장성 조달 의존이 겹치면 문제가 선명해진다. 만기가 짧은 자금으로 버티면서 손에 쥔 현금은 얇은 상태, 즉 차환에 실패하면 곧바로 막히는 구조다. 실무에서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다. 주석의 사용제한 예금 내역이다. 담보로 묶인 예금은 현금성자산에 포함돼 있어도 실제로 쓸 수 없다. 한계기업일수록 담보 제공 비중이 높으므로, 가용 현금은 6.6%보다 더 적을 수 있다. 출처: 회계위키 제1007호 문단 7.

🔍 시사점

  1. 평균 13.6배와 1 미만 46.3%는 모순이 아니다 : 소수의 거대 흑자가 산술평균을 끌어올리면 분포의 절반이 물속에 있어도 평균은 멀쩡해 보인다. 한은이 “착시”라고 표현한 이유다. 이런 지표는 평균이 아니라 분포로 읽어야 한다.
  2. 분자와 분모의 지위가 다르다 : 이자비용은 국제기준이 요구하는 필수 표시 항목이지만, 영업이익은 한국이 문단 한138.2로 따로 규정한 항목이다. 익숙한 지표일수록 어디에 근거해 계산되는지를 한 번은 확인해 둘 만하다.
  3. 이자는 자산 속으로 숨을 수 있다 : 적격자산 관련 차입원가는 반드시 자본화해야 한다. 장기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동안 이자보상배율은 실제보다 좋게 나오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이자가 손익으로 나온다. 부동산·건설·조선 업종 수치를 볼 때의 전제다.
  4. 리스는 양방향으로 작용한다 : 임차료가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으로 쪼개지면서 분자도 분모도 함께 커진다. 임차 비중이 다른 업종끼리 이자보상배율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일이다.
  5. 지표는 서로 연결돼 있다 : 이자보상배율 악화는 재무약정 위반으로 이어지고, 약정을 어기면 장기차입금이 유동부채로 재분류돼 유동비율이 다시 떨어진다. 이미 77.2%인 비율이 회계처리만으로 더 내려갈 수 있다.
  6. 빚의 주인이 바뀌었다 : 한계기업 부채의 42.2%가 비은행권이다.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으며 부실 흡수력이 약한 쪽으로 옮겨 갔다는 뜻이다. 손에 쥔 현금은 자산의 6.6%뿐이다. 이자를 갚는 문제가 원금을 굴리는 문제로 넘어가는 지점이 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