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21일 | 뉴스캔
“단기적으로 시장은 투표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계다.”
—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증권분석』(1934)
💡 핵심 요약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올해 7월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올라가면서, 기준에 걸린 소형 상장사들의 행로가 갈리고 있다. 정리매매를 거쳐 퇴출된 곳,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낸 곳, 코넥스 이전상장을 택한 곳이 동시에 나왔다. 기사는 이원컴포텍을 경계선의 사례로 짚었는데, 이 회사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자본잠식률 50% 이상이다. 영업이익은 3년 연속 흑자인데 순손실이 이어졌고, 자본잠식 기업은 코넥스 이전상장 특례에서 아예 제외된다. 숫자 몇 개가 회사의 시장 내 지위를 가르는 국면이다.
- 제도 변화: 코스닥 상장유지 시총 기준 150억원 → 200억원(2026년 7월) / 300억원 상향은 2027년 1월에서 2027년 7월로 6개월 연기 / 금융당국 추산으로 8월 26일 기준 시총 200억원 미만 코스닥 기업 97곳 중 43곳가량이 코넥스 이전 요건 충족
- 갈린 행로: 코이즈(9월 14일 상장폐지), 원풍물산(9월 10~18일 7거래일 정리매매), 수성웹툰(9월 18일 정리매매 개시) / 케이엠제약·골드앤에스는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 신라에스지는 코넥스 신규상장 사전협의 신청
- 코넥스 이전 요건: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영업흑자, 또는 1개 연도 흑자 +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 / 다만 자본잠식 기업은 제외
- 이원컴포텍: 9월 18일 종가 2210원, 9월 11일 기준 시총 약 176억원 / 관리종목 지정 사유는 자본잠식률 50% 이상(3월 24일 지정) / 2026년 상반기 연결 자본총계 약 83억원, 자본금 약 199억원 → 자본잠식률 58.4% / 8월 투자주의환기종목, 단기차입금 증가 지연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에도 지정
- 손익 구조: 2025년 연결 매출 약 565억8000만원, 영업이익 약 15억7000만원, 그러나 당기순손실 약 41억원 / 2024년 순손실 약 229억원 / 영업이익은 2023년 8억8000만원, 2024년 24억7000만원, 2025년 15억7000만원으로 3년 연속 흑자 / 반기 검토 결과는 적정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자본잠식률 : 자본금에서 자본총계를 뺀 금액이 자본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쌓인 결손이 납입자본을 얼마나 갉아먹었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로, 분모가 자본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 무상감자 : 주주에게 대가를 주지 않고 자본금을 줄이는 절차. 결손을 자본금으로 메우는 것이어서 회사 재산은 그대로지만 자본금이 작아지고, 그만큼 자본잠식률이 내려간다.
- 투자주의환기종목 : 코스닥시장에서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기업을 별도로 지정하는 제도. 관리종목 지정과는 별개의 표지이며, 지정되면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이 더 나빠진다.
📚 관련 기준 본문
※ 아래 인용 상자는 법조문·기준서 원문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요건을 풀어 정리한 요약이다.
1. 자본잠식률의 산식 — 분모는 자본총계가 아니라 자본금
83억원과 199억원이 만드는 58%
자본잠식률 = (자본금 − 자본총계) ÷ 자본금. 기사에 나온 숫자를 넣으면 (199억 − 83억) ÷ 199억 ≒ 58%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진 상태가 부분자본잠식이고, 자본총계가 음수가 되면 완전자본잠식이다. 같은 결손이라도 자본금이 클수록 잠식률은 커진다.
👉 사건 연결: 기사에 나온 58.4%는 위 산식으로 계산하면 58.3% 수준으로, 반올림 차이를 빼면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분모다. 잠식률은 회사가 번 돈이나 자산 규모가 아니라 과거에 얼마를 납입자본으로 쌓아 두었는가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증자를 여러 번 해 자본금이 두꺼워진 회사일수록 같은 결손에도 잠식률이 높게 찍힌다. 재무 상태가 같아도 자본금 구조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2. 상법 제438조·제439조 — 결손 보전을 위한 감자
보통결의로, 채권자보호절차 없이
자본금 감소에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제438조 제1항). 다만 결손의 보전을 위한 자본금 감소는 보통결의로 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감자 결의에서는 감소 방법을 정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채권자 이의 절차를 준용하지만 결손 보전을 위한 감자에는 그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제439조 제1항·제2항).
👉 사건 연결: 자본잠식률을 낮추는 가장 빠른 길은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분모를 줄이는 것, 즉 무상감자다. 법이 결손 보전 목적의 감자에 보통결의를 허용하고 채권자보호절차까지 면제해 준 이유는 회사 재산이 실제로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종목에 지정된 회사들이 감자를 자주 선택하는 배경이 여기 있다. 다만 회사의 수익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주식 수가 줄어 주주에게는 실질적인 손실감이 남는다. 지표는 고쳐지지만 사업은 그대로라는 점을 투자자가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3. K-IFRS 제1001호 문단 25·26 — 계속기업 가정
경영진이 12개월을 내다봐야 한다
경영진은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존속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과 관련된 중요한 불확실성을 알게 된 경우 그 불확실성을 공시하여야 한다(문단 25). 평가할 때는 적어도 보고기간말부터 향후 12개월의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고려한다. 상당 기간 이익을 내 왔고 재무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면 자세한 분석 없이도 계속기업 전제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래 수익성, 부채상환계획, 대체 자금조달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문단 26).
👉 사건 연결: 2년 연속 순손실에 자본잠식, 여기에 관리종목·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과 상장유지 기준 강화가 겹친 상황이라면 문단 26이 말하는 ‘자세한 분석’이 필요한 국면이다. 상장폐지 가능성 자체가 계속기업 평가에서 고려할 사건이 된다. 투자자가 재무제표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은 영업이익 한 줄이 아니라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 주석이 붙었는지다. 출처: 회계위키 제1001호 문단 25.
4. 감사기준서 570 문단 22·23 — ‘적정’이 안전을 뜻하지는 않는다
불확실성을 공시하면 적정의견, 대신 별도 단락이 붙는다
재무제표에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적절히 공시된 경우, 감사인은 적정의견을 표명하되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제목의 별도 단락을 포함하여야 한다(문단 22). 반대로 그 불확실성이 적절히 공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한정의견이나 부적정의견을 표명하여야 한다(문단 23).
👉 사건 연결: 기사의 “반기 검토 결과 적정”이라는 대목은 두 겹으로 읽어야 한다. 첫째, 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이 수행하는 것은 감사가 아니라 검토다. 검토는 감사보다 낮은 수준의 확신을 제공하며, 결론의 형식도 다르다. 둘째, 설령 감사에서 적정의견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계속기업 우려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기준서는 불확실성이 제대로 공시되기만 하면 적정의견을 주도록 정하고, 대신 별도 단락으로 경고를 남기게 한다. 의견 한 줄이 아니라 보고서에 붙은 단락과 주석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출처: 회계위키 감사기준서 570 문단 22.
5. 자본시장법 제390조 — 퇴출 기준을 정하는 주체
법률이 아니라 거래소 상장규정이다
거래소는 상장할 증권의 심사와 상장증권의 관리를 위하여 증권상장규정을 정하여야 하며, 둘 이상의 시장에 대해 별도의 상장규정을 둘 수 있다. 상장규정에는 상장기준과 상장심사, 상장폐지기준과 상장폐지, 매매거래정지와 해제, 그 밖에 상장법인과 상장증권의 관리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제390조).
👉 사건 연결: 시가총액 200억원이라는 숫자는 법률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거래소가 상장규정으로 정하고 금융당국과 협의해 움직이는 기준이다. 그래서 상향 시점이 2027년 1월에서 7월로 6개월 미뤄지는 일도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 개정보다 빠르게 바뀌는 규칙을 상대해야 한다는 뜻이고,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다툼이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 시사점
- 퇴출 사유는 하나가 아니다 : 같은 ‘시총 200억 미만’이라도 회사마다 지정 사유가 다르다. 이원컴포텍의 관리종목 사유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자본잠식률이다. 사유가 다르면 해법도 다르므로, 기사 한 줄로 묶어 읽으면 안 된다.
- 분모가 지표를 만든다 : 자본잠식률의 분모는 자본금이다. 증자를 거듭해 자본금이 두꺼운 회사일수록 같은 결손에도 잠식률이 높게 나온다. 지표를 볼 때는 숫자보다 산식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영업이익과 순손익 사이를 봐야 한다 : 3년 연속 영업흑자인데 2년 연속 순손실이라면, 손실은 영업 바깥에서 나온 것이다. 금융원가인지 손상인지 일회성인지에 따라 회사의 미래는 전혀 달라진다. 주석을 펼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다.
- 감자는 지표를 고치지 사업을 고치지 않는다 : 결손 보전을 위한 감자는 보통결의로 가능하고 채권자보호절차도 없다. 그만큼 빠르게 잠식률을 낮출 수 있지만, 수익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감자 공시를 호재로 읽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 ‘적정’은 안전 신호가 아니다 : 감사기준서는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제대로 공시되면 적정의견을 주도록 한다. 게다가 반기에 수행되는 것은 감사가 아니라 검토다. 의견의 종류보다 불확실성 단락과 주석이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
- 유예는 시간이지 해결이 아니다 : 300억원 상향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2027년 7월로 미뤄졌다. 시총 200억~300억 구간의 기업들에게는 자본잠식 해소, 수익성 회복, 이전상장 중 무엇을 택할지 결정할 시간이 한 번 더 주어진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