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22일 | 머니투데이
“증거가 없다는 것이 없다는 증거는 아니다.”
— 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1995)
💡 핵심 요약
AI 신약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가 2026년 반기 검토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사유는 임원 등에 대한 대여금이었다. 감사인은 그 대여가 정당한 거래였는지, 나간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를 확인할 증거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한 달여 만에 대여금 전액을 회수했고 재무적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감사인이 못 얻은 것은 돈이 아니라 서류였다. 회수는 잔액을 0으로 만들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와 누가 승인했는지를 소급해서 증명하지는 않는다.
- 의견거절: 2026년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의견거절. 사유는 대여거래의 정당성과 자금 사용용도 확인에 필요한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점
- 회사의 후속조치(9월 22일 발표): 임원 등에 대한 대여금 전액 회수 완료 / 외부 회계법인과 회계·재무 자문 및 재감사 대응 용역계약 체결 / 기존 감사법인과 재감사 세부 절차·일정 조율 착수
- 지배구조: 창업자 중심 체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 전문경영인(CEO) 영입 추진 / 재무·회계 및 컴플라이언스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 방침
- 회사 측 설명: “관련 자료와 증빙을 보다 충실하게 정비하는 단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재감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
- 회사 개요: 2009년 9월 설립 / 유전체 빅데이터와 슈퍼컴퓨팅 기반 합성신약 후보물질 발굴 / 기사 작성 시점 주가 1300원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의견거절 : 감사인이 증거를 충분히 얻지 못했고, 그로 인해 발견하지 못했을 수 있는 왜곡표시의 영향이 중요하면서 동시에 전반적일 수 있다고 볼 때 의견 표명 자체를 거절하는 것. 변형의견 중 가장 무거운 단계다.
- 신용공여 : 금전 대여, 채무보증, 자금 지원 성격의 증권 매입 등 거래상 신용위험이 따르는 직간접 거래. 상장회사가 이사·집행임원·감사를 상대로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 특수관계자 거래 : 회사와 지배관계·경영진 등 특별한 관계에 있는 상대방과의 거래. 정상적인 사업과정을 벗어난 유의적 거래는 감사에서 유의적 위험으로 취급하도록 정해져 있다.
📚 관련 기준 본문
※ 아래 인용 상자는 법조문·기준서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요건을 풀어 정리한 요약이다.
1. 감사기준서 705 문단 9 — 의견거절의 문턱
중요하고, 동시에 전반적일 수 있을 때
감사인은 의견의 근거가 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으며, 발견되지 아니한 왜곡표시가 있을 경우 이것이 재무제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중요하고 동시에 전반적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 의견을 거절하여야 한다(문단 9).
👉 사건 연결: 같은 기준서에서 한정의견은 영향이 “중요하나 전반적이지는 않은” 경우다. 의견거절은 그 선을 넘었다는 뜻이다. 즉 감사인은 이 사안이 특정 계정에 머무르지 않고 재무제표 전체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임원 대여금이라는 한 항목이 왜 그런 판단으로 이어지는가. 돈이 통제를 거치지 않고 나갈 수 있는 회사라면, 문제는 그 계정 하나가 아니라 장부를 만들어내는 절차 자체이기 때문이다. 출처: 회계위키 감사기준서 705 문단 9.
2. 감사기준서 550 문단 18·23 — 감사인이 요구한 것은 돈이 아니라 서류다
승인 기록과 사업상 이유
식별된 유의적인 특수관계자 거래가 기업의 정상적인 사업과정을 벗어난 경우, 감사인은 이를 유의적 위험으로 취급해야 한다(문단 18). 그러한 거래를 식별한 경우 감사인은 ⑴ 근거 계약이나 약정을 검사하여 그 거래가 자산의 유용을 은폐하기 위해 체결되었음을 나타내는지, 조건이 경영진의 설명과 일관되는지, 적합하게 회계처리·공시되었는지를 평가하고, ⑵ 해당 거래가 적합하게 권한이 부여되고 승인되었다는 감사증거를 입수하여야 한다(문단 23).
👉 사건 연결: 감사인이 확인하려 한 항목이 이 문단에 그대로 적혀 있다. 정당성은 문단 23의 ‘사업상 이유’와 ‘권한 부여·승인’에 해당하고, 자금 사용용도는 ‘자산의 유용을 은폐하기 위한 것인지’에 해당한다. 그리고 문단 18은 이런 거래를 만나면 감사인이 유의적 위험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못박는다. 감사인의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이 지점에서 회사가 내놓은 답이 ‘돈을 돌려받았다’였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 공백이다. 출처: 회계위키 감사기준서 550 문단 23.
3. 상법 제542조의9·제624조의2 — 애초에 금지된 영역일 수 있다
상장회사는 임원에게 돈을 빌려줄 수 없다
상장회사는 ⑴ 주요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 ⑵ 이사(업무집행지시자 등 포함) 및 집행임원, ⑶ 감사를 상대방으로 하거나 그를 위하여 신용공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용공여에는 금전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의 대여가 포함된다(제542조의9 제1항). 다만 복리후생을 위한 금전대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다른 법령이 허용하는 경우, 경영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예외다(같은 조 제2항). 제1항을 위반하여 신용공여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624조의2).
👉 사건 연결: 이 조문은 회계 이전의 문제를 가리킨다. 상장회사가 이사나 감사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회계처리를 잘하면 되는 거래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거래다. 위반에는 형사 벌칙까지 붙는다. 그리고 돈을 돌려받는다고 해서 이미 이루어진 신용공여가 소급해서 없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신중하게 읽어야 할 대목이 있다. 기사의 표현은 “임원 등”이고, 제1항이 정한 대상은 이사·집행임원·감사다. 등기되지 않은 임원이라면 업무집행지시자 등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리고, 제2항의 예외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대상과 예외 해당 여부는 공시된 자료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며, 현 단계에서 위법이 확정된 바는 없다.
4. 외부감사법 제8조 — 내부회계관리제도는 대표자의 책임이다
고도화는 미래형, 운영실태 보고는 과거형
회사는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하여 내부회계관리규정과 이를 관리·운영하는 조직, 즉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는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수정하는 방법, 정기적인 점검과 내부검증,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제1항). 회사의 대표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내부회계관리자 1명을 지정하여야 한다(제3항). 대표자는 사업연도마다 주주총회·이사회·감사에게 운영실태를 보고하여야 하고(제4항), 감사는 그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제5항).
👉 사건 연결: 감사인이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항목에는 내부통제가 실제로 이행되었는지가 포함돼 있었다. 회사는 앞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이 요구하는 것은 앞으로의 계획이 아니라 해당 기간에 제도가 있었고 작동했는지다. 대여가 나가던 시점에 승인 절차가 있었는지, 대표자의 운영실태 보고와 감사의 평가에 이 거래가 어떻게 담겼는지가 확인 대상이다. 개선 계획은 다음 기간의 이야기이고, 이번 의견거절은 지나간 기간에 대한 판단이다.
5. 감사기준서 500 문단 5·6 — 회수는 용도에 대한 증거가 아니다
충분성은 양, 적합성은 관련성과 신뢰성
적합성은 감사증거의 질적 척도로, 결론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 그 증거의 관련성과 신뢰성을 말한다. 충분성은 양적 척도이며, 필요한 증거의 양은 중요왜곡표시위험 평가와 증거의 질에 영향을 받는다(문단 5). 감사인은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기 위하여 상황에 적합한 감사절차를 설계하고 수행하여야 한다(문단 6).
👉 사건 연결: 증거에는 관련성이 요구된다. 대여금을 돌려받았다는 사실은 ‘보고기간 말 현재 채권이 남아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관련성이 높지만, ‘그 대여가 정당했는가’, ‘나간 돈이 어디에 쓰였는가’라는 질문에는 관련성이 낮다. 후자에 관련된 증거는 이사회 승인 기록, 대여 약정서, 자금 흐름을 따라간 계좌 내역 같은 것들이다. 회사가 “자료와 증빙을 충실하게 정비하는 단계”라고 밝힌 것은 바로 그 지점을 가리킨다. 회수는 상태를 바꾸고, 증빙은 사실을 밝힌다. 둘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한다. 출처: 회계위키 감사기준서 500 문단 5.
🔍 시사점
- 회수는 잔액을 지우지 과거를 증명하지 않는다 : 의견거절의 사유는 잔액이 남아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거래의 정당성과 자금 용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돈이 돌아온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감사인이 요구한 증거와는 다른 종류의 사실이다.
- 의견거절은 한정의견보다 한 칸 위다 : 한정의견이 “중요하나 전반적이지 않다”라면, 의견거절은 그 영향이 전반적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 계정의 문제가 아니라 장부를 만드는 절차에 대한 판단으로 읽어야 한다.
- 상장회사 임원 대여는 회계 이전에 상법의 영역이다 : 상법은 상장회사가 이사·집행임원·감사에게 신용공여를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위반에 형사 벌칙을 둔다. 적용 대상과 예외 해당 여부는 따져 봐야 하지만, 이 질문은 회계처리로 답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 감사인이 원한 것은 서류였다 : 감사기준서는 정상 사업과정을 벗어난 특수관계자 거래에 대해 계약서 검사와 승인 증거 입수를 요구한다. 대응의 성패는 회수 금액이 아니라 그 서류가 존재하는지에 달려 있다.
- 개선 계획은 지나간 기간을 덮지 못한다 : 전문경영인 영입과 내부통제 고도화는 앞으로의 위험을 낮춘다. 그러나 이번 의견거절은 이미 끝난 기간에 대한 판단이고, 외부감사법은 그 기간에 제도가 있었고 작동했는지를 묻는다.
- 보도자료의 시제를 확인하며 읽어야 한다 : 이번 발표에서 완료형은 대여금 회수와 용역계약 체결이고, 나머지는 착수·추진·계획이다. 무엇이 끝났고 무엇이 시작됐을 뿐인지를 나눠 읽으면 남은 거리가 보인다. 그리고 부정이 있었다고 확정된 것도, 없었다고 확인된 것도 아직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