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21일 | 이데일리 마켓in
“세금은 우리가 문명사회를 위해 지불하는 값이다.”
— 올리버 웬들 홈스 2세, 미국 연방대법원 반대의견(1927)
💡 핵심 요약
영수증 리워드 서비스로 알려진 스타트업 캐시카우와 관계사들이 약 79억원 규모의 가공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으로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를 받고 있다. 이데일리가 확보했다고 밝힌 녹취록에는 “30억이 넘으면 검찰 고발이에요. 그러니까 그 밑으로 떨어트리려고 하는거지”라는 발언이 담겼다. 이 30억이라는 숫자는 임의로 나온 것이 아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제8조의2가 공급가액 합계 30억원과 50억원을 기준으로 양형 구간을 나누어 두었다. 기준선이 정해지면 그 기준선을 피하려는 행동도 함께 설계된다. 현재는 수사가 진행 중인 의혹 단계이며, 혐의가 확정된 바는 없다.
- 수사 상황: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캐시카우와 관계사들의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와 실제 용역 제공 여부를 조사 중 / 국세청은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내역을 조사한 뒤 2025년 11월 일부 거래에 대해 경찰에 고발장 제출
- 출발점: 2024년 7월 국세청에 접수된 탈세 제보 / 캐시카우 전 경영진 및 주주들이 법무법인을 통해 2018~2021년 세금계산서와 자금 흐름을 정리해 제출
- 규모: 가짜 발급·수취로 추정된다고 제보 측이 주장한 공급가액 합계 약 79억1961만2500원
- 제보 측 주장: 가짜 세금계산서로 매출과 매입을 번갈아 일으키고 돈을 여러 회사로 나눠 이동시켜 장부상 거래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회사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어 자본잠식에 이르렀다는 것
- 보도된 정황: 거래를 주도한 인물이 캐시카우가 아니라 투자사 ISTN(현 블루어드)의 김 모 대표였다는 대화 기록 / ISTN은 SAP 기반 기업용 시스템 구축·IT 컨설팅 업체로 캐시카우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 / 2020년 5월 대화방에서 “6.02억 공급계약서 작성해주시고 세금계산서는 5월 3.71억, 6월 2.31억 발행”을 요청하자 거래업체 대표가 “계약서 내용을 뭐로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고, 이후 계약명이 정해지고 그날 오후 계약서가 올라왔다는 내용
- 추가 정황: 세무당국이 문제를 제기하자 계약서를 뒤늦게 맞추거나 “입을 맞춰두자”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는 내용 / 모르는 제3자 회사를 끼워 “티가 안 나게” 하자는 발언
※ 위 내용은 이데일리가 확보했다고 밝힌 자료와 제보 측 주장을 정리한 것이다. 수사는 진행 중이며 혐의는 확정되지 않았다. 추출한 기사 범위에서 회사 측 반론은 확인되지 않았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가공거래 : 재화나 용역이 실제로 오가지 않았는데 세금계산서만 발행해 장부상 거래를 만드는 것. 매출과 매입을 번갈아 일으키며 돈을 여러 회사로 돌리는 형태를 순환거래라고도 한다.
- 공급가액 : 세금계산서에 적히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거래 금액. 가공 세금계산서 사건의 처벌 수준은 이 공급가액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갈린다.
- 전속고발 : 특정 범죄는 소관 기관의 고발이 있어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 조세범 처벌법 위반이 여기에 해당한다.
📚 관련 기준 본문
※ 아래 인용 상자는 법조문·기준서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요건을 풀어 정리한 요약이다.
1.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 잘못 적은 것과 거래가 없는 것은 다른 죄다
1년 이하와 3년 이하를 가르는 한 구절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여야 할 자가 발급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하여 발급한 행위 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한 세액의 2배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1항). 발급받아야 할 자가 통정하여 거짓 기재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행위 등도 같다(제2항). 그러나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 기재하여 제출한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해당 세액의 3배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3항). 제3항의 죄에는 정상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다(제5항).
👉 사건 연결: 같은 조문 안에서 무게가 세 배 차이 난다. 갈림길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라는 한 구절이다. 금액을 잘못 적은 것은 제1항이고, 거래 자체가 없었던 것은 제3항이다. 경찰이 “실제 용역 제공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된 것은 바로 이 구분을 확정하기 위한 절차로 읽힌다. 계약서가 존재하고 대금이 오갔더라도, 그에 대응하는 용역이 실제로 제공되지 않았다면 서류의 완결성은 방어가 되지 않는다. 확인의 대상은 서류가 아니라 용역의 실재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제8조의2 — 30억과 50억이라는 두 개의 선
녹취록에 나온 숫자의 정체
영리를 목적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가중처벌한다. ⑴ 세금계산서 등에 기재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⑵ 3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제1항). 이 경우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제2항).
👉 사건 연결: 보도된 녹취록의 “30억이 넘으면”은 이 조문을 가리킨다. 30억원을 넘으면 조세범 처벌법의 ‘3년 이하 징역’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1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바뀐다. 상한이 있는 형에서 하한이 있는 형으로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에 벌금도 2배 이상 5배 이하로 병과된다. 제보 측이 주장하는 합계 약 79억원은 문언상 제1호의 50억원 이상 구간에 걸치는 규모지만, 실제 적용은 어떤 행위를 어느 범위로 묶어 합산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 합산 방식이 곧 “그 밑으로 떨어트리려고”라는 발언이 겨냥한 지점으로 보인다. 기준선은 억제만 낳지 않는다. 기준선을 관리하려는 시도도 함께 낳는다.
3.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4항 — 거들기만 해도 같은 형, 전문직은 가중
회계사·세무사·변호사에게 2분의 1 가중
제3항의 행위를 알선하거나 중개한 자도 제3항과 같은 형에 처한다. 이 경우 세무를 대리하는 세무사·공인회계사 및 변호사가 제3항의 행위를 알선하거나 중개한 때에는 「세무사법」 제22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해당 형의 2분의 1을 가중한다(제4항).
👉 사건 연결: 이 사건에서 특히 눈여겨볼 조항이다. 보도에 따르면 세금계산서 발행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거래 당사자 회사가 아니라 투자사 측 대표였다고 한다. 제4항은 직접 발급하거나 발급받지 않고 알선·중개한 자까지 같은 형으로 끌어온다. 금액을 정해 주고 발행 시점과 자금의 다음 행선지를 알려 주는 행위가 알선·중개에 해당하는지는 수사와 재판에서 판단할 사항이다. 아울러 이 조항은 세무사·공인회계사·변호사를 따로 지목해 형의 절반을 더한다. 장부를 다루는 직업이 가공거래에 관여했을 때 법이 더 무겁게 보는 이유는, 그 관여가 거래를 서류상 그럴듯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4. 조세범 처벌법 제21조 — 국세청의 고발이 문을 연다
고발이 없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이 법에 따른 범칙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제21조).
👉 사건 연결: 기사에 나온 사실 하나가 이 조문 때문에 무게를 갖는다. 국세청이 조사 후 고발장을 제출했다는 대목이다. 조세범 처벌법 위반은 전속고발 대상이어서, 세무당국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다. 즉 탈세 제보가 접수된 것과 형사 절차가 열리는 것은 다른 단계이고, 그 사이에 세무당국의 판단이 놓인다. 2024년 7월 제보가 접수되고 2025년 11월 고발장이 제출됐다는 시간 간격은 그 판단에 걸린 기간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고발은 절차의 문을 여는 행위이지 유죄의 확정이 아니다.
5. K-IFRS 제1115호 문단 9 — 계약이 아니면 매출도 아니다
상업적 실질이라는 요건
다음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때에만 고객과의 계약으로 회계처리한다. ⑴ 계약 당사자들이 계약을 승인하고 각자의 의무를 수행하기로 확약한다, ⑵ 이전할 재화나 용역과 관련된 각 당사자의 권리를 식별할 수 있다, ⑶ 이전할 재화나 용역의 지급조건을 식별할 수 있다, ⑷ 계약에 상업적 실질이 있다(계약의 결과로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의 위험, 시기, 금액이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⑸ 받을 권리를 갖게 될 대가의 회수 가능성이 높다(문단 9).
👉 사건 연결: 세법이 처벌을 다루는 자리에서 회계기준은 인식 자체를 막는다. 보도된 대화 순서를 문단 9에 대어 보면 어긋나는 지점이 드러난다. 금액과 발행 시점이 먼저 정해지고 “계약서 내용을 뭐로 하면 좋을까요”라는 물음이 뒤따랐다면, 그 시점에는 ⑵ 이전할 재화나 용역에 관한 권리도, ⑶ 그에 대응하는 지급조건도 식별되지 않은 상태다. 더 결정적인 것은 ⑷다. 돈이 A회사로 나갔다가 B회사로 옮겨져 결국 되돌아오는 구조라면 미래 현금흐름의 위험·시기·금액이 실질적으로 변동하지 않는다. 상업적 실질이 없으면 애초에 계약으로 회계처리할 수 없고, 따라서 매출도 아니다. 매출이 늘었는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따라오지 않는 회사를 볼 때 이 문단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출처: 회계위키 제1115호 문단 9.
🔍 시사점
- 서류의 완결성은 방어가 아니다 :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의 무게를 가르는 것은 계약서의 존재가 아니라 용역의 실재다. 계약서를 나중에 맞춰 넣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서류만으로는 실질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반증이 된다.
- 30억은 임의의 숫자가 아니다 :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은 30억원과 50억원을 경계로 상한형을 하한형으로 바꾼다. 녹취록의 “그 밑으로 떨어트리려고”라는 말이 겨냥한 것은 이 경계로 보인다. 기준선을 세우면 기준선을 관리하려는 행동도 생긴다는 것이 제도 설계가 늘 마주하는 문제다.
- 거래 규모는 합산 방식이 결정한다 : 제보 측 주장인 79억원이 곧바로 특정 구간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행위를 어느 단위로 묶느냐가 구간을 가르므로, 수사와 재판의 실질은 합산 범위를 다투는 일이 되기 쉽다.
- 거들기만 해도 같은 형이고, 전문직은 절반이 더해진다 : 제10조 제4항은 알선·중개자를 같은 형으로 끌어오고, 세무사·공인회계사·변호사에게는 형의 2분의 1을 가중한다. 장부를 다루는 직업이 특별히 지목된 조항이다.
- 제보와 기소 사이에 세무당국이 있다 : 조세범 처벌법 위반은 전속고발 대상이다. 국세청의 고발 없이는 공소가 제기되지 않으므로, 고발장 제출은 사건의 성격이 바뀌는 분기점이다. 다만 고발은 절차이지 판결이 아니다.
- 가공거래는 매출을 만들되 현금을 남기지 않는다 : 제1115호 문단 9는 상업적 실질이 없는 거래를 계약으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실질 없는 매출은 현금흐름표에서 들통난다.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따라오지 않고 매출채권과 매입채무가 함께 부푸는 패턴이 그 흔적이다. 제보 측이 주장하는 결말이 자금 유출과 자본잠식이라는 점도 이 구조와 맞물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