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2일 | 파이낸셜뉴스
셀 수 있는 모든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며, 중요한 모든 것을 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윌리엄 브루스 캐머런, 『비공식 사회학』(1963)
💡 핵심 요약
2027년부터 K-IFRS 제1118호(‘재무제표 표시와 공시’)가 전면 의무 적용되면서 영업이익의 정의가 ‘투자·재무 등 다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잔여범주 손익’으로 바뀌어, 사업 성과가 나아지지 않아도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영업이익 숫자가 달라지는 착시가 생긴다. 이 기준을 조기 적용한 에이피알은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기존 1001호 기준 3310억원에서 1118호 기준 3428억원으로 118억원(약 3.6%) 늘었는데, 그동안 영업외손익이던 외환손익 112억원이 영업손익에 포함된 영향이 가장 컸다. 다만 조기 적용 기업이 4곳뿐이고 재분류 규모도 아직 작아 일반화는 어려우며, 조기 적용 4곳 중 2곳(NI스틸·문배철강)은 기존 기준 영업이익을 비교 공시하지 않아, 나이스신용평가는 신·구 기준 병행 공시와 차이 원인의 구체적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준 변경: 2027.1.1 이후 개시 회계연도부터 K-IFRS 1118 의무 적용 / 영업이익을 ‘투자·재무 등 다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잔여범주 손익’으로 정의 → 정의 변경만으로 숫자 변동 / 순이익·자본비율은 불변(표시 재편일 뿐)
- 대표 사례: 에이피알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3310억(1001호)→3428억(1118호), +118억·+3.6% / 주 원인 영업외였던 외환손익 112억이 영업손익에 편입
- 기타 조기적용: 티맥스소프트 241억→246억(+5억) / NI스틸 142.1억→144.2억(2025 상반기) / 문배철강 영업손실 9.1억→9.5억 확대(방향·폭 제각각)
- 일반화 경계: 조기적용 4곳뿐·재분류 규모 작아 일반화 곤란 / 향후 적용 확대 시 업종·손익구조·외환손익 규모에 따라 변동폭 기업별 상당한 차이 전망(강원구 나신평 수석연구원)
- 공시 격차·제언: 조기적용 4곳 중 에이피알·티맥스만 신·구 비교공시(반기보고서), NI스틸·문배철강 미공시 → 투자자 파악 난이도 갈림 / 나신평 “분·반기에도 신·구 병행공시+차이 원인·매출원가·판관비 구성 변화까지 공시 필요” / 신용평가도 당분간 기존 기준 영업이익 활용(실질 성과·신용도 불변)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K-IFRS 제1118호 : 재무제표 표시·공시를 새로 규정한 기준(국제기준 IFRS 18에 대응). 손익을 영업·투자·재무 등 범주로 구조화하고 영업이익의 정의를 명확히 해, 기업 간 비교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기존 1001호를 대체·보완하되 순이익 자체는 바꾸지 않는다.
- 영업손익 vs 영업외손익 : 본업에서 나온 손익이 영업손익, 그 외(외환·이자·투자 등)가 영업외손익이다. 어떤 항목을 영업으로 보느냐에 따라 영업이익 숫자가 달라지며, 1118호는 이 경계를 재설정한다.
- 외환손익의 재분류 :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기존에 영업외로 잡히던 것이 1118호에서 영업범주로 들어오면,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영업이익이 늘거나 줄 수 있다.
🧮 조기적용 4곳 영업이익 변화(상반기)
| 기업 | 1001호(기존) | 1118호(신) | 변화 |
|---|---|---|---|
| 에이피알 | 3,310억 | 3,428억 | +118억(+3.6%) |
| 티맥스소프트 | 241억 | 246억 | +5억 |
| NI스틸 | 142.1억 | 144.2억 | +2.1억 |
| 문배철강 | -9.1억 | -9.5억 | 손실 확대 |
에이피알 변동의 최대 요인: 영업외 외환손익 112억의 영업범주 편입 ·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 관련 기준 본문
1. K-IFRS 제1118호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 — 영업이익의 새 정의
범주 구분과 잔여범주로서의 영업
제1118호는 포괄손익계산서의 손익을 영업·투자·재무 등의 범주로 구분하여 표시하도록 하고, 영업범주를 투자·재무 등 다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잔여범주로 정의한다. 이는 기업마다 다르게 표시되던 영업이익의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나, 순이익·자본총계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 사건 연결: 착시의 근본 원인이 이 정의 변경이다. 영업이익을 ‘잔여범주’로 정의하면, 기존에 영업외로 빼두던 항목(외환손익 등)이 투자·재무 어느 범주에도 확실히 속하지 않을 경우 영업범주로 들어올 수 있다. 에이피알에서 외환손익 112억이 영업이익에 편입된 것이 그 결과다. 사업이 나아진 게 아니라 ‘분류의 경계’가 바뀌어 숫자가 움직인 것이다. (참고로 자본시장연구원 등은 잔여범주 방식이 이익의 지속성·가치관련성·비교가능성 면에서 기존 영업이익보다 열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2. K-IFRS 제1001호 → 제1118호 — 표시 기준의 전환
기존 표시 기준과의 단절
종전 제1001호는 영업이익의 표시에 상당한 재량을 허용해 기업마다 산정 방식이 달랐다. 제1118호는 이를 대체·보완하여 표시 구조를 표준화하며, 전환 시점의 비교표시와 신·구 기준의 조정 내역 공시가 중요해진다.
👉 사건 연결: 기준이 1001호에서 1118호로 바뀌는 전환기라, 같은 실적도 두 기준에서 다른 영업이익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전환 시점의 비교가능성이다. 신·구 기준 영업이익을 나란히 제시하고 그 차이의 원인을 밝혀야 투자자가 ‘사업이 좋아진 것’과 ‘분류가 바뀐 것’을 구분할 수 있다. 이 조정 공시가 없으면 전환기 실적 비교가 왜곡된다.
3. 비교가능성과 공시 — 신·구 기준 병행 공시
재무정보의 비교가능성 확보
재무정보는 기간 간·기업 간 비교가능해야 유용하다(재무보고 개념체계의 질적 특성). 회계기준 변경으로 표시가 달라지는 경우, 이용자가 그 영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변경 전·후 금액과 조정 내역을 충분히 공시하여야 한다. 공시가 미흡하면 비교가능성이 훼손된다.
👉 사건 연결: 조기 적용 4곳 중 2곳(NI스틸·문배철강)이 기존 기준 영업이익을 비교 공시하지 않은 것이 이 지점의 문제다. 같은 1118호를 적용해도, 투자자가 ‘왜 영업이익이 달라졌는지’를 곧바로 알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갈린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분·반기에도 신·구 병행 공시와 매출원가·판관비 구성 변화까지 밝히라고 한 것은, 비교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요구다.
4. 영업이익의 해석 — 표시 변경과 실질 성과의 구분
숫자의 변동과 신용도의 불변
회계기준 변경으로 영업이익의 표시 금액이 달라지더라도, 기업의 실질적인 영업성과·현금창출력·신용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적 분석·신용평가에서는 표시 변경의 영향을 걷어내고 실질을 비교하여야 한다.
👉 사건 연결: 나이스신용평가가 당분간 기존 기준 영업이익을 신용평가에 계속 쓰겠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118호로 숫자가 달라져도 회사의 실질 성과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표시가 바뀌었다고 실적이 좋아졌다고 오독하지 않으려면, 숫자의 변동과 실질의 변화를 분리해 봐야 한다. 앞서 다룬 연결순이익·포괄손익 착시와 같은 ‘숫자 제대로 읽기’의 원칙이다.
🔍 시사점
- 정의가 바뀌면 숫자가 바뀐다 : 영업이익을 ‘잔여범주’로 재정의하면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숫자가 움직인다. 에이피알의 +118억은 실적 개선이 아니라 외환손익 재분류의 결과다. ‘얼마나 늘었나’보다 ‘왜 늘었나’를 봐야 한다.
- 전환기의 비교 함정 : 2027년 전면 적용을 앞두고 같은 실적이 두 기준에서 다른 영업이익으로 나타난다. 전년 대비·기업 간 비교를 할 때 기준 차이를 걷어내지 않으면 착시에 빠진다.
- 업종별로 갈릴 변동폭 : 지금은 4곳·소폭이지만, 해외 비중이 크고 외환손익·유무형자산 손익이 많은 기업일수록 재분류 규모가 커진다. 업종·손익구조에 따라 변동폭이 크게 벌어질 수 있다.
- 공시가 비교가능성을 가른다 : 신·구 기준을 나란히 밝힌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으로 투자자 이해도가 갈린다. 조정 내역·구성항목 변화까지 공시해야 ‘분류 변경’과 ‘실적 변화’를 구분할 수 있다.
- 실질은 그대로 : 표시가 바뀌어도 영업성과·현금창출력·신용도는 변하지 않는다. 신용평가가 당분간 기존 기준을 쓰는 것처럼, 분석은 표시 변경을 걷어내고 실질을 비교해야 한다.
- 숫자 제대로 읽기의 연장선 : 이 착시는 연결순이익 vs 지배주주 몫, 순이익 vs 포괄손익 같은 ‘숫자 읽기’ 문제와 한 뿌리다. 재무제표의 어느 줄을,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가 해석을 좌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