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로 이민 가면 상속세 0원?”…세법이 쳐둔 ‘5개의 그물망’

📅 2026.07.09 (업데이트 07.16) ·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 팩트체크 방식 안내 — 조선일보(chosun.com) 도메인이 본 툴의 웹 접근 정책상 직접 조회되지 않아, 원문 문구 대조가 아닌 사용자 초안이 인용한 조문·수치·법리의 정합성을 기준으로 검증했다. 원문에 없는 내용을 추가·정정한 부분은 아래 시사점·조문 해설에 그 취지를 명시한다.

💡 핵심 요약

상속세가 없는 나라로 이민 가면 상속세를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결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두바이·뉴질랜드·호주에 상속세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법상 비거주자가 되더라도 국내 재산에는 여전히 상속세가 부과되고, 무엇보다 이민을 갔다는 사실만으로 비거주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했더라도 실제 거주와 경제활동의 중심이 한국에 남아 있으면 거주자로 판정돼 추징 대상이 될 수 있고, 출국 과정에서는 국외전출세·외국환 신고 절차라는 별도의 관문이 기다린다.

  •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은 일본(55%)에 이어 세계 2위 수준.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시 50%, 최대주주 보유주식은 20% 할증평가가 더해져 실효세율이 최대 60%에 이름
  • 국내 부동산은 이민을 가도 상속세 과세 대상
  • 현금 반출은 외국환 법령의 적용을 받아 해외이주신고서·자금출처확인서 등 제출 필요
  • 비상장주식·상장주식 대주주 보유분은 해외 이주 시 처분한 것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국외전출세 부담
  • 비거주자가 되더라도 국외 재산만 과세에서 빠지고, 국내 재산에는 그대로 상속세 부과
  • 비거주자 판정은 주소·일상적 거소·가족·직업 및 자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영주권·시민권 취득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음
  • 정착 자체도 난관 — 싱가포르는 영주권·시민권 요건이 강화됐고, 절세 목적만의 이주는 인정하지 않는 경향. 투자이민 요구 금액도 상당
  • 결론: 교육과 자산의 터전을 완전히 옮기겠다는 계획과 각오가 없다면 신중히 검토할 사안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세법상 거주자·비거주자 — 국적이나 영주권과 무관한 개념이다. 상증세법 제2조는 거주자를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사람”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거주자로 정의한다. 여기서 ‘주소’는 주민등록 여부가 아니라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로 판정한다. 한국 국적을 포기해도 거주자일 수 있고, 외국인이어도 거주자일 수 있다.
  • 국외전출세(Exit Tax) — 대주주인 거주자가 국외로 이주할 때, 출국일에 보유 주식을 양도한 것으로 간주해 미실현 평가이익에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제도. 2018년 도입됐다. 실제로 팔지 않았는데도 과세한다는 점이 특징이며, 기사에서 ‘해외 전출세’로 표현한 것이 이 제도다.
  • 최대주주 할증평가 —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보아 평가액에 20%를 가산하는 제도(상증세법 제63조 제3항). 세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과세표준의 기초가 되는 평가액 자체를 키우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중견기업, 3년 연속 결손법인 주식은 제외된다.
  • 해외이주자와 이주비 지급 — 「해외이주법」상 연고이주·무연고이주·현지이주 세 유형으로 나뉜다. 이주자는 외교부에서 해외이주신고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지정거래외국환은행을 통해 해외이주비를 지급받을 수 있으며, 세대별 누계 10만불 초과 시 관할 세무서장이 발급하는 자금출처확인서 제출이 필수다.

📚 관련 기준 본문

1. 상속세 및 증여세법 — 과세 범위를 가르는 것은 ‘국적’이 아니라 ‘거주자 지위’

제2조 (정의) 및 제3조 (상속세 과세대상)

[제2조 제8호]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居所)를 둔 사람을 말하고, “비거주자”란 거주자가 아닌 사람을 말한다.

[제3조] 상속개시일 현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상속재산에 대하여 이 법에 따라 상속세를 부과한다.
1. 피상속인이 거주자인 경우: 모든 상속재산
2.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국내에 있는 모든 상속재산

사안과의 연결 — 기사가 “해외 재산에 한해 과세되지 않고, 국내 재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속세가 부과됩니다”라고 정리한 근거가 제3조 제2호다. 이 조문이 던지는 함의는 명확하다. 이민의 절세 효과는 ‘국외 재산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정확히 비례한다. 자산의 대부분이 국내 부동산과 국내 법인 주식이라면, 비거주자가 되어도 과세 범위는 거의 줄지 않는다. 오너 일가의 자산 구성이 대개 국내 사업 지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민은 상속세 문제의 해법이 아니라 자산 재배치 문제의 시작에 가깝다.

제18조 (기초공제) — 기사가 다루지 않은 역효과

[제18조] 거주자나 비거주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는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2억원을 공제한다.

[제21조 제1항 요지] 거주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 5억원의 일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사안과의 연결 — 여기가 이 기사에서 빠진 결정적 대목이다. 비거주자가 되면 기초공제 2억원만 인정되고, 일괄공제(5억원)·배우자상속공제·금융재산상속공제·동거주택상속공제 등은 모두 배제된다. 제13조 제2항에 따라 사전증여재산 합산도 국내 재산에 한정되지만, 공제 상실의 영향이 훨씬 크다.

단순화한 예로, 국내 재산 20억원·국외 재산 0원인 사람이 비거주자가 되었다고 하자. 과세 대상은 그대로 20억원인데 공제만 2억원으로 쪼그라든다. 거주자였다면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공제까지 적용받을 수 있었다. 국외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거주자가 되는 것은 절세가 아니라 증세일 수 있다. 상증세법이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나누는 것은 ‘누구를 봐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제적 과세권 배분을 위해서라는 점을 기억하면 이 구조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제63조 제3항 (최대주주 할증평가) — ‘60%’는 세율이 아니다

[제63조 제3항]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 및 그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주주등의 주식등(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견기업 및 평가기준일이 속하는 사업연도 전 3년 이내의 사업연도부터 계속하여 「법인세법」 제14조제2항에 따른 결손금이 있는 법인의 주식등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식등은 제외한다)에 대해서는 … 평가한 가액 또는 제60조제2항에 따라 인정되는 가액에 그 가액의 100분의 20을 가산한다.

사안과의 연결 및 보완 — 기사는 “50%에서 많게는 60%(최대주주 보유주식은 +20% 할증평가)까지의 상속세가 부과됩니다”라고 썼는데, 메커니즘을 정확히 하면 이렇다. 법정 최고세율은 어디까지나 50%다(제26조). 할증평가는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 평가액을 1.2배로 키운다. 그 결과 실효세율이 50% × 1.2 = 60%가 되는 것이다. 즉 60%는 산출된 결과값이지 조문에 적힌 숫자가 아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제외 대상이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이미 할증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고, 3년 연속 결손법인 주식도 제외된다. 따라서 “최대주주면 무조건 60%”가 아니라 대기업 최대주주 지분에 한정된 이야기다. 2024년 세법개정안에서 할증평가 전면 폐지가 추진됐으나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반대로 할증률을 최대 40%까지 확대하자는 개정안도 발의된 바 있어 이 조문은 여전히 정치적 유동성이 큰 영역이다.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2두64143 판결 — 상속인 납부의무의 한도

상증세법 제3조는 과세대상을 거주자·비거주자로 나누지만, 제3조의2(상속세 납부의무)는 그런 구분 없이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납부·연대납부 의무를 규정한다. 이 문언의 공백을 두고 과세관청은 ‘받은 재산’에 국외 재산까지 포함된다고 보아 과세했으나, 대법원은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에는 과세대상인 국내 상속재산만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사안과의 연결 — 비거주자 상속의 실무에서 이 판결이 갖는 의미는 크다. 상속인은 국내 상속재산 가액을 한도로만 상속세 납부의무를 진다. 기사가 다루는 “이민 후 상속” 시나리오를 설계할 때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할 최신 법리다.

2.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제2조의2 — “이민 갔다고 비거주자가 되는 게 아니다”의 근거

시행령 제2조 (주소와 거소의 판정)

[제1항] 「소득세법」에서 규정하는 주소는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정한다.

[제3항]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내에 주소를 가진 것으로 본다.
1.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통상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진 때
2.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그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

[제4항] 국외에 거주 또는 근무하는 자가 외국국적을 가졌거나 외국법령에 의하여 그 외국의 영주권을 얻은 자로서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고 그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다시 입국하여 주로 국내에 거주하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국내에 주소가 없는 것으로 본다.

사안과의 연결 — 제4항의 문장 구조를 뜯어보면 기사의 경고가 왜 나오는지 정확히 보인다. 영주권·시민권 취득은 주소 부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여러 요건 중 하나일 뿐이고, 여기에 ①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을 것②직업·자산상태에 비추어 재입국해 국내 거주하리라 인정되지 않을 것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세 요건이 AND 조건으로 걸려 있다.

실무에서 걸리는 지점은 대개 정해져 있다. 가족 중 일부가 한국에 남아 있는 경우, 국내 법인의 등기임원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 국내 부동산·사업체를 그대로 보유하고 관리하는 경우다. 특히 제3항 제2호는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 자산상태”만으로도 주소를 의제(擬制)해 버린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장소적 관련성이 우리나라와 밀접한 경우”로 새기고 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두60847 판결). 비자를 바꾸는 것과 생활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것이 이 조문의 요지다.

3. 소득세법 제118조의9 이하 — 국외전출세, 그리고 2027년 확대

제118조의9 (거주자의 출국 시 납세의무)

[제1항]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출국하는 거주자(이하 “국외전출자“라 한다)는 제88조제1호에도 불구하고 출국 당시 소유한 … 주식등을 출국일에 양도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1. 출국일 10년 전부터 출국일까지의 기간 중 국내에 주소나 거소를 둔 기간의 합계가 5년 이상일 것
2. 출국일이 속하는 연도의 직전 연도 종료일 현재 소유하고 있는 주식등의 비율·시가총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주주에 해당할 것

사안과의 연결 — 기사가 “해외 전출세”로 언급한 제도의 정식 명칭은 국외전출세이며, 2018년부터 시행 중이다. 핵심 골자는 이렇다.

  • 과세방식: 실제로 팔지 않아도 출국일에 판 것으로 간주. 양도가액은 출국일 당시 시가(제118조의10)
  • 세율: 과세표준 3억원 이하 20%, 초과분 25%(지방소득세 포함 시 22%·27.5%)
  • 신고: 출국일 전날까지 납세관리인과 국내주식 보유현황 신고. 누락 시 액면가액의 2% 가산세(제118조의15)
  • 납부유예: 납세담보 제공 또는 납세관리인 지정 시 실제 양도 시까지 유예 가능. 다만 5년(국외유학 등은 10년) 내 미양도 시 납부(제118조의16)
  • 환급·취소: 출국일부터 5년 내 재입국하거나, 국내주식을 거주자에게 증여·상속한 경우 환급 또는 유예 취소 신청(제118조의17)
2027년 1월 1일 — 해외주식으로 과세 대상 확대

기사에 담기지 않은 가장 중요한 변화다. 개정 소득세법 부칙에 따라 2027년 1월 1일부터 국외전출세 과세대상에 해외주식이 포함된다(제17조 제3항 및 제118조의9~제118조의18 개정규정 시행일). 기존에는 국내 상장·비상장 주식의 대주주에 한정됐으나, 앞으로는 대주주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주식을 보유한 거주자도 대상이 된다.

사안과의 연결 — 이 개정은 기사의 논지를 정면으로 강화한다. 기사는 “국내 부동산은 과세된다”고만 했지만, 해외주식을 국외로 들고 나가는 것조차 과세 계기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국내 자산을 미리 해외주식으로 바꿔놓고 이민 가면 된다는 설계가 2027년부터는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국외전출세 신고 후 출국한 대주주는 제도 첫해인 2018년 13명에서 최근 연간 29명 수준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학계에서는 대주주 요건 없이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포괄과세를 물리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2026년 한국국제조세협회 논의). 2027년 이전 출국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자, 동시에 그렇게 서둘러도 거주자 판정에서 걸리면 무의미하다는 점이 이 제도의 이중 함정이다.

4. 외국환거래법 및 외국환거래규정 — 현금 반출의 관문

외국환거래법 제15조 및 외국환거래규정 제4-6조 (해외이주비의 지급절차)

[외국환거래법 제15조 제1항] 기획재정부장관은 이 법을 적용받는 지급 또는 수령과 관련하여 환전절차, 송금절차, 재산반출절차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다.

[외국환거래규정 제4-6조 요지] 해외이주비는 외교부로부터 해외이주신고확인서를 발급받은 날(현지이주자는 재외공관으로부터 최초로 거주여권을 발급받은 날)부터 3년 이내지정거래외국환은행을 통하여 지급하거나 휴대수출할 수 있다. 지급신청자는 세대별 해외이주비 지급누계금액이 미화 10만불을 초과하는 경우 해외이주자의 관할세무서장이 발급하는 자금출처확인서를 지정거래외국환은행에 제출하여야 한다.

사안과의 연결 및 보완 — 기사는 “외국환관리법령의 적용을 받아”라고 썼는데, 외국환관리법은 1999년 폐지되고 「외국환거래법」으로 대체됐다. 현재 근거 법령은 외국환거래법과 그 하위의 외국환거래규정(기획재정부 고시)이다. 실무 담당자라면 조문을 찾을 때 이 명칭 차이가 바로 장벽이 되므로 짚어둘 필요가 있다.

제도의 핵심은 자금출처확인서다. 이 확인서는 세무서가 그냥 찍어주는 도장이 아니다. 관할 세무서는 발급 전에 해외 반출되는 국내재산의 자금출처와 관련된 국세의 신고·납부 여부 및 체납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국세 징수·예금 압류 등 조치를 취한 뒤 발급한다(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47조 이하). 즉 해외이주비 송금 신청은 사실상 자진 세무검증 신청에 가깝다. 게다가 건당 1만불 초과 송금 내역은 국세청·관세청에 통보되어 과세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돈을 들고 나가는 행위 자체가 과세당국에 신호를 보내는 구조다.

5. 조세조약 — 상속세에는 조약이 ‘없다’

사안과의 보완 — 기사는 비거주자 판정 요소로 “한국이 체결한 국가별 조세 조약의 내용”을 들었는데, 이 대목은 정확히 나눠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 한국은 소득에 관한 조세조약을 94개국과 체결하고 있다. 이 조약들에는 이중거주자를 가리는 tie-breaker rule(항구적 주거 →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 일상적 거소 → 국적 → 상호합의)이 들어 있다.
  • 그러나 한국이 체결한 상속세 관련 조세조약은 단 한 건도 없다. 미국·일본을 포함해 전무하다.

이 차이가 실무에서 갖는 무게는 상당하다. 소득세 조약의 tie-breaker는 소득세 목적의 거주자 판정에만 적용되며, 상속세의 거주자 판정에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상속세에서는 양국이 각자의 국내법에 따라 거주자라고 주장하면 조율할 장치가 없고, 이중과세는 국내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로만 완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공제조차 양국의 재산평가 기준이 다르면(한국의 보충적 평가 vs 외국의 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2026년 한국국제조세협회 논의에서는 평가 갭으로 인해 수백억 원대 이중과세가 발생한 사례가 지적되며 상속세 조세조약 체결의 시급성이 제기됐다. “조약을 보고 판단한다”는 서술은 소득세에는 맞지만, 상속세에는 볼 조약 자체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 시사점

  1. 이민의 절세 효과는 ‘국외 재산 비중’에 정확히 비례한다
    상증세법 제3조의 구조상 비거주자가 되어 빠지는 것은 국외 재산뿐이다. 국내 부동산과 국내 법인 지분이 자산의 대부분인 오너 일가라면, 비거주자가 되어도 과세 범위는 거의 줄지 않는다. 이민은 상속세 문제의 해답이 아니라, 자산을 실제로 국외로 옮길 수 있느냐는 더 어려운 질문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이전(移轉) 과정 자체가 국외전출세와 외국환 신고라는 과세 계기가 된다.
  2. 공제 상실 때문에 비거주자가 ‘더 불리한’ 구간이 존재한다
    기사가 다루지 않은 가장 실무적인 함정이다. 비거주자는 기초공제 2억원만 인정되고 일괄공제 5억원·배우자공제 등이 모두 배제된다. 국외 자산이 충분히 크지 않은 상태에서 비거주자가 되면 과세 대상은 그대로인데 공제만 사라진다. 손익분기점 계산 없이 신분부터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3. 60%는 조문의 숫자가 아니라 계산의 결과다
    법정 최고세율은 50%이고, 최대주주 할증평가(제63조 제3항)는 평가액을 1.2배로 키우는 장치다. 50% × 1.2 = 60%가 나오는 것일 뿐, 60% 세율이 조문에 적혀 있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중견기업과 3년 연속 결손법인은 이미 제외돼 있어, “최대주주면 무조건 60%”는 대기업 지분에 한정된 명제라는 점이다. 이 조문은 폐지안과 강화안이 동시에 발의된 이력이 있는 정치적 유동 영역이기도 하다.
  4. 2027년 국외전출세 확대가 이 기사의 최대 변수다
    2027년 1월 1일부터 대주주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 규모 이상 해외주식 보유자도 국외전출세 대상이 된다. “국내 자산을 해외주식으로 바꿔놓고 이민 간다”는 설계가 봉쇄되는 것이다. 다만 2027년 전에 서둘러 나가더라도 거주자 판정에서 걸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점이 이 제도의 이중 함정이다. 출국을 앞당긴다는 발상은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4항의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을 때만 성립한다.
  5. 영주권은 서류이고, 거주자 판정은 사실관계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4항은 영주권·시민권 취득에 더해 ①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을 것 ②직업·자산상태에 비추어 재입국해 거주하리라 인정되지 않을 것을 AND 조건으로 요구한다. 자녀 교육 때문에 배우자가 한국에 남거나, 국내 법인의 등기임원을 유지하거나, 국내 사업체를 계속 관리한다면 여권 색깔과 무관하게 거주자다. 기사가 “교육과 자산의 터전을 해외로 완전히 옮겨 살겠다는 계획과 각오”를 언급한 것은 정서적 조언이 아니라 시행령 제2조의 요건을 일상어로 옮긴 것이다.
  6. 상속세에는 기댈 조약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리스크다
    한국은 소득세 조약을 94개국과 맺었지만 상속세 조약은 0건이다. 이중거주자 판정, 과세권 배분, 세액공제 조율을 상호 조정할 장치가 없다. 양국이 서로 자기 나라 거주자라고 주장하면 조율 없이 양쪽에서 과세될 수 있고, 외국납부세액공제도 평가기준 차이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민 후 상속은 세금이 줄어드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두 나라 세제 사이에서 방어 수단 없이 노출되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 상속세 조세조약 체결 논의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7. 정착 자체가 별도의 규제 관문이다
    기사가 짚은 대로 싱가포르는 영주권·시민권 요건이 강화됐고, 절세만을 목적으로 한 이주를 반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두바이·뉴질랜드·호주도 각각 투자이민 요구금액과 심사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세법상 비거주자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실제로 그 나라의 영주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데, 그 자격 취득 자체가 상당한 자본과 실질 이주 계획을 요구한다. 결국 세제·이민 규제·자산 재배치라는 세 축을 동시에 통과해야 하는 문제여서, 국내 자산이 큰 오너 일가일수록 옮기기 어려운 역설이 성립한다.

※ 이 글은 공개된 언론 보도와 법령을 정리한 일반적 정보로,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의사결정은 반드시 전문가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