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7.20 | 세정일보 (유일지 기자)
💡 핵심 요약
헌법재판소가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하도록 한 상증세법 제13조 제1항 제2호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청구인은 실제로 취득하지 않은 증여재산에 상속세를 부담시키는 것이 실질과세·평등·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사망이 임박한 시점의 사전증여를 통한 상속세 회피를 막고 상속세와 증여세 간 과세형평을 유지하려는 입법목적이 정당하며, 우리 상속세제가 피상속인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 사건: 2025헌바223, 상증세법 제13조 제1항 제2호 헌법소원 — 청구인 장모 씨, 지난달 24일 전원일치 합헌
- 사실관계: ’21년 부친 사망, 사망 전 5년 이내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어 자녀인 청구인이 세금을 부담
- 가액 다툼: 청구인 신고 증여재산가액 약 39억1,400만원 → 과세관청은 39억9,331만원으로 산정, 부친 소유 부동산까지 증액 평가해 약 11억7,600만원 상속세 추가 부과
- 헌재 판단: 합산 규정은 상속세 회피 방지·과세형평 유지를 위한 적절한 수단, 누진세율 관철이 목적, 5년 기간도 자의적이지 않음, 재산처분 자유 자체를 제한하는 것 아님, 기납부 증여세는 상속세에서 공제되어 이중과세 완화장치 존재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유산세 방식(遺産稅 方式): 피상속인이 남긴 유산 전체를 하나의 과세단위로 보아 상속세를 산정하는 방식. 각 상속인이 실제 취득한 재산을 기준으로 개별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과 대비되며, 우리나라는 1950년 제도 도입 이래 유산세 방식을 유지해 왔다. 전체 유산에 누진세율이 한 번에 적용되므로 세부담이 커지고, 일부 상속인의 실제 취득액과 세부담이 불일치할 수 있다.
- 사전증여재산 합산: 상속개시 전 일정 기간 내 피상속인이 증여한 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 합산 기간은 상속인에게 증여한 경우 10년,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경우 5년이다.
- 증여세액공제: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된 증여재산에 대해 이미 납부한 증여세액을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해 동일 재산에 대한 이중과세를 조정하는 장치. 다만 공제에는 한도가 있어 기납부 증여세 전액이 항상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 연대납세의무: 상속인·수유자가 상속세를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 다만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하므로, 상속인이 받은 재산을 넘어 무한책임을 지는 구조는 아니다.
📚 관련 기준 본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상속세 과세가액)
제13조 제1항
① 상속세 과세가액은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제14조에 따른 것을 뺀 후 다음 각 호의 재산가액을 가산한 금액으로 한다. (…)
1.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2.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
이번 사건에서 문제된 조항은 제2호다. 부친이 사망 전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그대로 합산되면서, 실제로 그 재산을 받지 않은 자녀(상속인)가 세부담을 지게 된 것이 다툼의 출발점이었다. 헌재는 이 합산이 임박한 사전증여를 이용한 상속세 회피 방지와 상속·증여세 간 과세형평을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을 갖췄다고 봤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상속세 납부의무)
①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상속세로 납부할 의무가 있다.
③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원문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청구인 주장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반드시 함께 봐야 할 조항이다. 제3자에게 증여된 재산이 합산되어 상속세 총액은 늘어나지만, 상속인의 납부의무는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한다. 즉 상속인이 받은 재산을 초과해 무한정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만이 남는 이유는 명확하다. 증여를 받은 제3자는 상속인도 수유자도 아니어서 상속세 납세의무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재산은 제3자가 가져갔는데, 그로 인해 늘어난 세부담은 (한도 내에서) 상속인이 자신의 상속재산으로 감당해야 한다. 헌재가 “일부 상속인이 실제 취득한 재산보다 많은 상속세를 부담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유산세 방식의 구조적 특성”이라고 표현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8조 (증여세액공제)
제28조 제1항·제2항
① 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한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액(증여 당시의 그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 산출세액을 말한다)은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한다. (…)
② 제1항에 따라 공제할 증여세액은 상속세 산출세액에 상속재산에 가산한 증여재산의 과세표준이 상속세 과세표준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한도로 한다.
헌재가 “이중과세를 완화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판단한 근거가 이 조항이다. 다만 헌재의 표현이 ‘완화‘이지 ‘제거‘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4조 (공제 적용의 한도)
제18조부터 제23조까지 및 제23조의2에 따라 공제할 금액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다음 각 호의 금액을 뺀 금액을 한도로 한다.
3. 제13조에 따라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한 증여재산가액(증여재산공제 및 재해손실공제를 받은 금액이 있으면 그 금액을 뺀 부분)
원문과 사용자 초안 모두 다루지 않았지만, 세부담 증가의 실질을 좌우하는 숨은 조항이다. 사전증여재산이 합산되면 과세가액이 커질 뿐 아니라, 그 증여재산의 과세표준만큼 일괄공제·배우자공제 등 상속공제의 한도 자체가 깎인다. 즉 합산은 ①과세표준 증가 ②공제 여력 축소라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이번 사건에서 청구인이 체감한 세부담 증가에도 이 메커니즘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
제14조 제1항
①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名義)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
청구인은 실제로 취득하지 않은 재산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 실질과세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을 원용했다. 그러나 헌재는 사전증여 합산이 상속세 회피 방지를 위한 유산세 방식의 정책적 장치라는 점에서, 실제 취득액과 세부담이 어긋나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실질과세원칙 위반이나 위헌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법리적으로 보면, 제14조는 ‘명의와 실질이 다를 때 실질에 따라 과세하라’는 귀속 판단 규정이다. 반면 제13조 합산은 귀속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과세단위(유산 전체)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다. 두 조항의 층위가 다르다는 점이 청구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구조적 이유로 볼 수 있다.
🔍 시사점
- 유산세 방식의 구조적 특성 재확인 — 상속인의 실제 취득액과 세부담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는 전체 유산을 과세단위로 삼는 유산세 방식에서 비롯된 구조적 특성으로 위헌 사유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다만 정부가 2025년 3월 유산취득세 전환 개정안을 입법예고(2028년 시행 목표)해 국회 계류 중인 만큼, 헌재가 합헌 논거로 삼은 전제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이 결정은 현행 제도의 정당화이지 영속성의 보증이 아니다.
- 사전증여 합산 = 회피방지 장치 — 사망 임박 시점의 증여를 상속세 회피에 활용하는 것을 막고 누진세율을 관철하려는 입법취지가 재차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합산 규정의 헌법적 지위가 공고해졌다.
- ‘상속인이 아닌 자’에 대한 5년 룩백 유의 — 상속인 증여는 10년, 제3자 증여는 5년이 적용된다. 자산이전·가업승계 설계 시 수증자 지위(상속인 여부)에 따라 합산 기간이 달라진다는 점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며느리·사위·손자녀 등 ‘상속인이 아닌 자’로 분류되는 범위를 사전에 확정하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이다.
- 증여세액공제는 ‘한도부 완화’일 뿐 — 제28조 제2항의 안분 한도 때문에 기납부 증여세가 전액 공제되지 않는 구간이 존재한다. 나아가 제24조에 따라 합산된 증여재산가액만큼 상속공제 한도까지 줄어든다. 합산의 실제 타격은 ‘과세표준 증가’와 ‘공제 축소’가 겹쳐 계산해야 정확히 보인다.
- 부담의 전가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 재산을 받은 제3자는 상속인·수유자가 아니어서 상속세 납세의무가 없고, 늘어난 세부담은 상속인이 (받은 재산 한도 내에서) 감당한다. 상속인 간 또는 수증자 상대 정산·구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생전 증여 단계에서 세부담 분담에 관한 합의를 문서화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책이 된다.
- 부동산 증액 감정평가 리스크 — 이번 사건에서도 과세관청이 부친 소유 부동산을 증액 평가해 세액이 늘었다(추가 부과 약 11억7,600만원). 신고가액과 과세관청 평가액 간 괴리는 상속·증여 실무의 상시 쟁점으로, 사전 감정평가 대응이 중요하다.
- ‘증여의 효력’이 아닌 ‘과세가액 산입’이라는 점 — 헌재는 이 규정이 증여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이 아니라 유효한 증여를 전제로 상속세 계산에 합산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재산처분 자유 침해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이자, 규정의 성격을 이해하는 핵심 포인트다.
※ 이 글은 공개된 언론 보도와 법령을 정리한 일반적 정보로,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상속세제는 유산취득세 전환 등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실제 의사결정은 반드시 전문가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