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조 몰린 대기업 새 자금줄…PRS, ‘파생상품’인가 ‘숨은 차입’인가

📅 2026년 8월 25일 | 한국경제

💡 핵심 요약

올해 국내 대기업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으로 조달한 자금이 6조3505억원으로 집계돼, 2022년 992억원에서 급증하며 대기업의 새 자금줄로 부상했다. PRS는 계약기간 주가가 오르면 증권사가 상승분을 돌려주고 하락하면 기업이 손실을 메워주는 장외파생상품으로, 기업이 주가 하락 위험을 대부분 부담해 실질은 담보대출과 유사하지만 회계상 차입금이 아닌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부채비율 관리에 유리하다. 이에 한국회계기준원이 지난해 12월 PRS 회계처리 방식을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S IC)에 공식 질의했으나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증권사는 발행어음 자금으로 파생상품을 직접 편입할 수 없어 SPC를 세워 우회하는 구조다.

  • 규모: 올해(2026년, 8/25 기준) 대기업 PRS 계약 6조3505억 / 2022년 992억→2023년 4797억→2024년 4조1436억→2025년 9조8129억 / 2023년 이후 누적 20조7867억
  • 사례: 포스코홀딩스(포스코인터 2조184억+포스코DX 4817억) / SK(SK바이오팜) 1조2500억(2월) / 한화시스템(한화오션) 1조7000억 / 한화솔루션(한화큐셀 미국법인) 4000억
  • 구조: 주가 상승분은 증권사→기업, 하락 손실은 기업→증권사 / 기업은 약정 이자·수수료 지급(AA-급 총 조달비용 연 5%대 중반, 국고3년+가산 약1.5%p) / 만기 3년 안팎
  • 회계 쟁점: 형식은 주식 매각+파생상품이나 주가 하락 위험 대부분을 기업이 부담 → 실질 담보대출 유사 / 그러나 차입금 아닌 파생상품 분류 → 부채비율 관리 유리 / 한국회계기준원 2025.12 IFRS IC 공식 질의(결론 미정)
  • 증권사 우회: 발행어음 자금으로 파생상품(PRS) 직접 편입 불가 → SPC 설립해 자금 대여, 계약주체는 SPC(2개 SPC 세우는 경우도) / 일부 IMA 편입도 검토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PRS(주가수익스와프) : 기초 주식의 주가 변동 손익을 계약 당사자 간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총수익스와프(TRS)의 한 형태다. 주가가 오르면 증권사가 상승분을 주고, 내리면 기업이 하락분을 메우며, 기업은 이자·수수료를 낸다. 사실상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효과가 있다.
  • 파생상품 vs 차입금 분류 : 같은 자금조달이라도 파생상품으로 보면 부채(차입금)로 잡히지 않아 부채비율이 오르지 않지만, 담보부 차입으로 보면 부채로 인식된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재무 표시가 크게 달라진다.
  • IFRS IC(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 : IFRS의 해석상 쟁점에 대해 공식 견해를 제시하는 기구. PRS 같은 신종 거래의 회계처리 방향을 정하는 유권해석 역할을 한다.

📚 관련 기준 본문

1. K-IFRS 제1109호 · 제1032호 — 파생상품과 금융부채의 구분

실질에 따른 금융상품 분류

금융상품은 계약의 실질에 따라 금융자산·금융부채·지분상품으로 분류한다(제1032호). 파생상품은 기초변수에 따라 가치가 변동하고 초기 순투자가 적으며 미래에 결제되는 계약으로(제1109호 부록 A), 그 경제적 실질이 자금의 차입에 해당한다면 형식이 파생상품이라도 금융부채(차입)로 볼 여지가 있다.

👉 사건 연결: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이 여기에 있다. PRS는 형식상 파생상품이지만, 기업이 주가 하락 위험을 대부분 부담하고 정기적으로 이자·수수료를 낸다면 경제적 실질은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에 가깝다. 회계는 형식보다 실질을 우선하므로, PRS를 차입으로 볼지 파생상품으로 볼지는 위험·보상의 실질 귀속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판단이 부채 인식 여부를 가른다.

2. K-IFRS 제1109호 문단 3.2.6 — 금융자산의 제거와 위험·보상의 이전

주식 매각과 위험 보유

금융자산을 양도하더라도 그 자산의 위험과 보상의 대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면, 그 금융자산을 재무상태표에서 제거하지 아니한다(문단 3.2.6). 이 경우 수취한 대가는 금융부채(차입)로 인식한다(담보부 차입 유사).

👉 사건 연결: PRS는 계열사 지분을 넘기는 형식을 취하지만, 주가 변동 손익을 기업이 정산받고 하락 위험을 부담하므로 위험·보상의 상당 부분이 기업에 남는다. 이 경우 지분을 실제로 ‘판’ 것이 아니라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린’ 것으로 보아, 받은 자금을 차입금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위험·보상이 얼마나 이전됐는지가 매각이냐 담보차입이냐를 가른다.

3. K-IFRS 제1110호 · 제1112호 — SPC의 연결과 위험 소재 공시

구조화기업을 통한 거래와 공시

기업이 특수목적기구(SPC)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 그 기구에 대한 지배 여부를 힘·변동이익 노출로 판단하고(제1110호), 지배하지 않더라도 관여가 있으면 그 성격과 위험을 공시한다(제1112호). 이는 위험이 별도 기구로 옮겨졌을 때 그 소재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 사건 연결: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PRS를 직접 편입할 수 없어 SPC를 세우고 그 SPC가 계약주체가 되는 구조는, 규제 우회인 동시에 위험이 SPC로 이전되는 경로다. 증권사 두 곳이 SPC를 이중으로 세우는 경우 위험 소재는 더 흐려진다. 앞서 다룬 AI 부외부채·재담보 구조처럼, 위험이 별도 기구를 거칠수록 그 최종 부담 주체를 추적하는 공시가 중요해진다.

4. IFRS IC 질의 — 신종 거래의 회계처리 통일

해석위원회 질의와 관행의 향방

새로운 유형의 거래에 대해 회계처리가 엇갈릴 수 있는 경우, 기준제정기구는 IFRS 해석위원회(IFRS IC)에 질의하여 통일된 해석을 구할 수 있다. 해석위원회의 결론은 동일 거래의 회계처리 관행에 영향을 미친다.

👉 사건 연결: 한국회계기준원이 2025년 12월 PRS 회계처리를 IFRS IC에 질의한 것은, 파생상품이냐 차입이냐를 두고 관행이 엇갈릴 수 있어 통일된 기준을 구하려는 것이다. 결론이 ‘차입에 가깝다’로 나면, 그동안 부채로 잡히지 않던 6조원대 PRS가 차입금으로 재분류돼 관련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오를 수 있다. 아직 결론 전이라, 이 질의 결과가 PRS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다.

🔍 시사점

  1. 형식과 실질의 괴리 : PRS는 형식상 파생상품·주식 매각이지만, 주가 하락 위험을 기업이 지고 이자·수수료를 낸다는 점에서 실질은 담보대출에 가깝다. 회계가 형식과 실질 중 무엇을 따르느냐가 부채 인식을 가른다.
  2. 부채비율 관리라는 유인 : PRS가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 급성장의 핵심 동인이다. 블록딜과 달리 주가 하락·주주 반발 없이, 부채비율도 지키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기업이 몰렸다.
  3. 위험은 남아 있다 : 부채로 표시되지 않아도 주가 하락 위험은 기업에 그대로 있다. 표시가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가릴 뿐이라는 점에서, 앞서 본 AI 부외부채·재담보 구조와 같은 문제의식이 적용된다.
  4. SPC를 통한 우회 : 발행어음으로 파생상품을 못 담으니 SPC를 세워 우회하는 구조는 규제와 회계의 빈틈을 드러낸다. 위험이 SPC를 거칠수록 최종 부담 주체가 흐려져, 공시의 충실성이 관건이 된다.
  5. IFRS IC 결론이 변수 : 해석위원회가 ‘차입’으로 결론 내면 6조원대 PRS가 재분류돼 관련 기업 부채비율이 오를 수 있다. 하나의 유권해석이 시장 전체의 자금조달 관행을 바꿀 수 있는 국면이다.
  6. 자본시장 규율과의 연결 : PRS는 계열사 지분을 활용한 자금조달이라 지배구조·주주가치와도 얽힌다. 회계 분류 논쟁이 단순 표시 문제를 넘어, 대기업 자금조달과 자본시장 규율의 정합성 문제로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