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혐의 벗은 아난티… 가계정 관리가 기업의 생사를 가른다

📅 2026년 7월 29일 | 조선비즈

💡 핵심 요약

호텔·리조트 기업 아난티의 이만규 대표와 형(前 CFO)이 2015~2016년 증빙이 부족한 약 20억원을 비용이 아닌 선급금 등 자산으로 처리해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했다는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K-IFRS는 원칙 중심 회계여서 동일 사안에도 다른 회계처리가 가능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난티를 대리한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지출결의서·이체 내역·외부감사 대응 자료로 20억원의 사업 관련성과 자산 처리 가능성을 입증했다. 변호인들은 전도금·가지급금 같은 가계정의 ‘생애주기'(발생 이유·정리 시점·최종 대체 계정)를 문서로 관리해야 회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쟁점: ①각 지출이 비용으로만 처리돼야 했는지 ②피고인이 회계기준 위반을 인식하고도 허위 공시했는지(고의) ③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사항인지
  • 재판부 핵심 논거: K-IFRS 원칙중심 회계 → 다른 처리도 가능, 검사의 비용성·고의 입증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함
  • 회계 오류가 곧 분식회계·형사책임은 아니며, 위반 성립에는 고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
  • 실무 조언: 지출 경위·계정 선택 이유·내부 승인·외부감사 대응 과정을 회계연도별로 문서 축적, 가계정은 발생 이유·정리 시점·최종 대체 계정·책임자를 함께 관리
  • 연쇄 리스크: 금감원 심사·감리 → 검찰 수사·형사재판, 주주 민사 손해배상, 법인세·부가세 등 세무 문제로 확대 가능

※ 1심 무죄 2025년 5월, 항소심(2심) 무죄 2026년 6월. 검찰 상고 여부에 따라 확정 시점이 갈리며, 확정 여부는 원문·후속 보도 기준으로 확인이 필요하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가계정(전도금·가지급금) : 지출은 발생했으나 최종 귀속 계정이 확정되지 않아 임시로 잡아두는 계정. 전도금은 현장 업무용으로 임직원에게 미리 지급 후 정산하는 돈, 가지급금은 용도·상대가 미확정인 임시 지급액을 말한다.
  • 선급금 : 물품·용역·자산을 받기 전에 미리 지급한 돈으로, 미래에 재화·용역을 받을 권리(자산)로 인식된다. 사업 관련성과 미래효익이 입증되지 않으면 자산성이 부정돼 비용으로 처리될 수 있다.
  • 원칙중심 회계 vs 규칙중심 회계 : K-IFRS는 세부 규칙을 일일이 정하기보다 ‘경제적 실질에 가장 부합하는 방법을 선택하라’는 원칙을 제시한다. 그래서 동일 거래라도 합리적 범위 안에서 여러 처리가 가능하며, 이 특성이 아난티 무죄의 핵심 논거가 됐다.
  • 분식회계의 고의 요건 : 회계기준 위반이나 오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형사책임이 성립하지 않으며, 위반을 인식하고도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 관련 기준 본문

1. 외부감사법 제5조 · 제39조 — 회계처리기준과 분식회계 벌칙

제5조 (회계처리기준)

회사는 회계처리를 할 때 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는 회계처리기준(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등)을 따라야 한다.

제39조 제1항 (벌칙 — 거짓 재무제표 작성·공시)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 등이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등이 감사보고서에 기재할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사건 연결: 조문의 핵심어는 ‘거짓으로‘다. 단순한 회계기준 위반·오류를 넘어 고의로 거짓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처벌이 성립한다. 아난티 사건에서 재판부가 지출의 비용성과 고의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참고: 이 조항의 배수벌금형 중 ‘위반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벌금 상한을 두지 않은 부분은, 헌법재판소가 2024년 7월 18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2022헌가6, 8:1). 죄질에 상응하는 벌금 선고를 막아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2025년 12월 31일을 개정시한으로 잠정 적용됐다.

2. 자본시장법 제159조 · 제162조 — 사업보고서 공시와 손해배상책임

제159조 (사업보고서 등의 제출) · 제162조 (거짓 기재 등에 의한 배상책임)

주권상장법인 등은 사업보고서에 재무제표 등을 기재하여 제출한다(제159조). 사업보고서 등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기재 누락이 있어 증권 취득자 등이 손해를 입은 경우, 제출인·이사 등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제162조).

👉 사건 연결: 상장사의 회계 문제는 외감법상 형사책임에 더해 자본시장법상 민사 손해배상으로도 번진다. 쟁점이 된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사항인지’가 바로 제162조의 배상책임 성립 요건과 직결된다. 다만 민사(손배)와 형사(분식)는 입증 정도가 달라, 형사에서 무죄가 나더라도 민사 책임이 자동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3. 재무보고를 위한 개념체계 · K-IFRS 제1001호 — 자산의 정의와 원칙중심 회계

개념체계 문단 4.3~4.4 (자산과 경제적 자원)

자산은 과거 사건의 결과로 기업이 통제하는 현재의 경제적 자원이다. 경제적 자원은 경제적효익을 창출할 잠재력을 지닌 권리를 말한다.

👉 사건 연결: 선급금이 자산으로 인정되려면 미래에 재화·용역을 받을 권리, 즉 미래경제적효익이 뒷받침돼야 한다. 검찰은 증빙 부족을 들어 자산성을 부정하고 비용 처리를 주장했지만, 변호인은 지출이 사업과 연결돼 효익 창출 잠재력이 있음을 자료로 입증했다. 재판부가 짚은 대로 K-IFRS는 원칙중심 회계여서, 자산이냐 비용이냐를 두고 합리적 범위 안에서 다른 판단이 가능하며, ‘다른 처리가 더 적절해 보인다’는 것만으로 거짓 공시라 단정할 수 없다. 자산과 비용을 가르는 실질 판단이 이 사건의 회계적 본질이다.

4. 법인세법 제19조 · 부가가치세법 제39조 — 사업 관련성과 증빙

법인세법 제19조 (손금의 범위) · 부가가치세법 제39조 (공제하지 않는 매입세액)

손금은 자본·출자의 환급, 잉여금 처분 및 이 법에서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비용으로 한다(법인세법 제19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아니한 경우 등 일정한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부가가치세법 제39조).

👉 사건 연결: 회계상 처리는 곧 세무로 이어진다. 지출의 사업 관련성이 부정되면 손금 부인으로 법인세가 늘고, 비용의 귀속 시기가 달라지면 해당 연도 과세소득이 바뀐다. 적격증빙 없는 현금 지출은 매입세액 불공제로 부가세 부담까지 유발한다. “회계 문제를 재무팀만의 일로 보면 안 된다”는 조언의 배경이다.

🔍 시사점

  1. 오류 ≠ 분식회계 : 회계기준 위반이나 오류가 있어도 곧바로 형사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 ‘거짓으로’ 작성했다는 고의가 입증돼야 하며, 다른 처리가 더 적절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원칙중심 회계인 K-IFRS에서는 이 여지가 더 넓다.
  2. 입증책임의 소재 : 형사사건에서 지출의 비용성과 고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회사가 계정 선택의 합리적 근거를 자료로 남겨두면, 검찰의 입증을 다툴 방어 기반이 된다.
  3. 가계정 ‘생애주기’ 관리 : 전도금·가지급금은 만드는 순간 발생 이유·정리 시점·최종 대체 계정·책임자를 함께 정해야 한다. 결산기에 남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남긴다면 그 사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4. 증빙은 영수증만이 아니다 : 적격 증빙이 어려운 현장 지출은 지출결의서·이체 내역·회의록·현장보고서로 사업 관련성을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승인 근거와 판단 과정까지 기록하는 것이 핵심이다.
  5. 반대 의견의 양면성 : 지출에 반대한 기록만 남으면 ‘위험을 알고도 강행’으로 읽힐 수 있다. 위험 검토·보완 조치·최종 판단의 합리성까지 함께 남겨야 오히려 유리한 자료가 된다.
  6. 형사 무죄가 끝이 아니다 : 감사 종료 후 흩어지기 쉬운 쟁점 계정·제출 자료·수정 요구 반영 내역을 회계연도별로 보존해야 한다. 형사에서 무죄를 받아도 민사 손배·세무 쟁점은 별개로 남을 수 있어, 일관된 설명 근거를 갖춰야 감리·수사·소송에 대비된다.